次韻洌水久雨傷稼 二 차운열수구우상가 2 淞翁 송옹
열수의 '오랜 비에 심어 놓은 곡식이 상하다' 운을 차운하다.
我生無用等瓦礫 아생무용등와력
내 인생 깨진 기와처럼 쓸모가 없으니
萬事進寸旋退尺 만사진촌선퇴척
만사가 나아감은 적고 물러남만 많구나
平生無界飯其腹 평생무계반기복
평생 한계도 없이 밥으로 배만 채우고
只消吮筆兼飮墨 지소연필겸음묵
단지 붓과 먹만 가지고 소일을 하는데
問君何自得此術 문군하자득차술
그대는 어디서 이런 꾀를 스스로 얻었나
種下生種匪人直 종하생종비인직
씨 뿌리고 나는 건 사람의 힘만 아니네
始自嶠南遍圻東 시자교남편기동
교남에서 시작하여 기동까지 두루 퍼져
家致千金人莫測 가치천금인막측
집안에 들인 천금을 헤아릴 수가 없구나
輕包只用一囊足 경포지용일낭족
가벼운 꾸러미는 주머니 하나로 족하나
暗投不憂千里隔 암투불우천리격
귀한 보물도 천 리나 떨어져 걱정 않네
近來漸似遼東豕 근래점사료동시
근래에는 점차 요동의 돼지와 같아서
在在三椏密如織 재재삼아밀여직
곳곳마다 인삼이 베처럼 빽빽하게 있네
※洌水(열수) : 열수(洌水)는 한강의 옛 이름인데, 다산의 별호(別號)로 쓰였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고향인 양주 소내[苕川;소천] 부근의 열수(洌水)에서 자랐다.
※淞翁(송옹) : 조선후기 진안현감, 정언, 홍문관부교리 등을 역임한 문신 윤영희(尹永僖, 1761~?), 송옹(松翁)은 그의 호이며. 자는 외심(畏心)이다, 이 시는 다산이 구우상가(久雨傷稼)라는 시를 지어 보여주자 그 시를 차운하여 지은 것이다.
※暗投(암투) : 명주암투(明珠暗投)에서 온 말로 귀한 보물을 의미한 듯하다. 명주암투(明珠暗投)는 빛나는 구슬을 어두운데 던진다는 뜻으로, 귀한 보물도 예를 다하여 주지 않으면 오히려 반감을 산다는 뜻이다.
※遼東豕(요동시) : 귀하다고 생각했던 물건이 여기저기 흔해졌음을 비유한 말. 요동의 어떤 돼지가 머리 흰 새끼를 낳았으므로, 주인이 이를 이상히 여겨 임금께 바치고자 하동(河東)으로 갔는데, 그곳에 있는 돼지는 모두 머리가 희므로, 이것을 보고 부끄러워서 돌아왔다는 고사에서 온 말.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丁酉六月十八日大雨 (정유유월십팔일대우) - 李奎報 (이규보) (0) | 2023.07.18 |
---|---|
久雨 (구우) - 丁若鏞 (정약용) (0) | 2023.07.16 |
次韻洌水久雨傷稼一 (차운열수구우상가 1) - 淞翁 (송옹) (0) | 2023.07.14 |
久雨傷稼 三 (구우상가 3) - 丁若鏞 (정약용) (0) | 2023.07.13 |
久雨傷稼 二 (구우상가 2) - 丁若鏞 (정약용) (1) | 2023.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