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鐘街觀燈 (종가 관등) - 成俔 (성현) 外

-수헌- 2023. 5. 21. 14:02

부처님 오신 날인 4월 초파일의 연등회는 천여 년을 이어온 축제이이며 최근에는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이제 세계인의 축제이자 구경거리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도 억불정책으로 승려들의 도성 문안 출입을 금할 정도로 불교를 억압했지만, 연등회만큼은 순수한 민속 풍속으로 여겨 허용했다고 한다. 특히 종로 거리에서 펼쳐지는 연등회 구경[鐘街觀燈] 한양의 10대 볼거리[漢都十景] 중 하나였다고 한다.

 

鐘街觀燈 종가 관등     成俔 성현  

 

魚鱗隱約聯千家 어린은약련천가

일천 가호가 은은하게 비늘처럼 늘어서서

燈開處處烘赬霞 등개처처홍정하

등불 밝힌 곳곳이 붉은 놀처럼 찬란하네

光穿瓊樹紅蕩搖 광천경수홍탕요

흔들리는 붉은 광채가 고운 수풀을 뚫고

幻出萬丈空中花 환출만장공중화

만 길 공중에다 화려한 꽃을 만들어내네

十二長街晴作晝 십이장가청작주

긴 열두 거리를 밝은 대낮으로 만들어서

奇巧紛紛眩猿狖 기교분분현원유

원숭이의 기교처럼 어지러이 현란하구나

共將歌鼓樂昇平 공장가고악승평

함께 북 치고 노래하며 태평세월 즐기니

數盡樓中五夜漏 수진루중오야루

밤이 다해 자격루가 오경을 알리는구나

 

 

鐘街觀燈 종가 관등       李植 이식  

 

天街如水月如氷 천가여수월여빙

하늘 거리에 물에 씻긴 얼음 같은 달이 뜨니

士女排萍看掛燈 사녀배평간괘등

남녀들이 걸린 등불 구경하러 밀려다니네

萬炬銀花明似晝 만거은화명사주

수많은 등불과 은꽃이 밝아 마치 대낮 같고

九枝雲葉散成棚 구지운엽산성붕

구지등이 구름처럼 흩어져 시렁 이루었네

輪蹄合沓香塵起 륜제합답향진기

말과 수레들이 모여들어 향 재를 일으키고

歌管啁啾瑞靄凝 가관조추서애응

요란한 음악소리 상서로운 기운이 엉겼네

剩見中興人物盛 잉견중흥인물성

중흥의 인물들이 성함을 다시 보아도

非關傳照效禪乘 비관전조효선승

선승을 본받아 전등함과 관계가 없네

 

※香塵(향진) : 향을 태운 재. 향회(香灰).

 

 

 

창원시청 광장의 부처님 오신날 봉축 연등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