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秋 입추 徐居正 서거정
三庚消酷暑 삼경소혹서
삼복의 맹렬한 더위도 사라지고
一葉報新秋 일엽보신추
잎새 하나가 가을을 알리는구나
雨滴梧桐老 우적오동로
늙은 오동나무에 빗방울 떨어지고
風吹菡萏愁 풍취함담수
연꽃에 바람이 부니 시름겹구나
東吳鱸正美 동오로정미
동오의 농어는 한창 맛있을 때고
南國稻初收 남국도초수
남국의 벼는 수확 시작하겠구나
攪我歸田興 교아귀전흥
나 전원에 돌아갈 마음 일어나니
滄浪泛釣舟 창랑범조주
푸른 물에 낚싯배나 띄워봤으면
※東吳鱸正美(동오로정미) : 東吳鱸(동오로)는 동오(東吳)의 농어이다. 진(晉) 나라 때 문인 장한(張翰)이 낙양(洛陽)에서 동조연(東曹掾)으로 있을 때, 어느 날 가을바람이 일어나자 자기 고향인 강동(江東)의 줄나물〔菰菜〕과 순챗국〔蓴羹〕과 농어회〔鱸鱠〕를 생각나서 ‘인생은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것이 귀중한데, 어찌 수 천리 타관에서 벼슬하며 좋은 벼슬이라 할 수 있겠는가.〔人生貴得適志 何能羈宦數千里 以要名爵乎〕’ 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고사가 있다. 따라서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표현이다.
立秋 입추 徐居正 서거정
雙環跳日月 쌍환도일월
해와 달 두 바퀴가 빨리 달려서
一葉墮梧桐 일엽타오동
오동잎 하나 벌써 떨어지는구나
暑退疎簾雨 서퇴소렴우
성긴 발에 비 내려 더위 물러가고
涼生半簟風 양생반점풍
대자리에서 서늘한 바람이 나오네
歸心隨去燕 귀심수거연
제비 따라 돌아가고픈 맘이 생기니
幽夢惱寒蛩 유몽뇌한공
추운 귀뚜라미는 꿈속에서 괴롭구나
欲識愁多少 욕식수다소
시름의 많고 적음을 알고 싶어서
詩班曉鏡中 시반효경중
새벽에 거울 보며 시를 짓고 있네
立秋 입추 徐居正 서거정
過眼跳丸日 과안도환일
빠른 세월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니
驚心落葉秋 경심락엽추
떨어지는 가을 잎새에 마음이 놀라네
家貧猶足樂 가빈유족악
가난해도 오히려 즐거울 수 있지만
官盛亦窮愁 관성역궁수
벼슬은 높아도 곤궁하여 근심이네
已坐簪纓累 이좌잠영루
이미 벼슬살이에 묶여 앉아 있는 건
都緣口腹謀 도연구복모
모두 호구지책을 꾀하기 위해서라네
田園祗攪興 전원지교흥
전원이 마침 나의 흥취를 어지럽히니
天地入搔頭 천지입소두
천지가 머리 긁는 속에 들어오는구나
※簪纓(잠영) : 예전에, 관원들이 관에 꽂던 비녀와 갓의 끈을 이르던 말, 전하여 높은 벼슬아치들을 이르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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