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百中 (백중) - 李穡 (이색)

-수헌- 2022. 8. 7. 14:23

백중(百中)은 음력 7월 15일로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10대 제자인 목련존자가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우란분회(盂蘭盆會)를 봉행하여 오미 백과(五味百果)를 공양했다는 것에서 유래되어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고도 한다. 또 중원절(中元節)이라고도 하고, 민가에서는 제사를 지내고 조상의 혼을 위로한다 하여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부른다. 백중(百中)의 어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우란분절에 백과(百果)를 공양하였고, 이 시기가 과일과 채소가 풍부하여 백 가지 곡식의 종자가 나온다고 하여 백종(百種), 또는 백중(百中)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朝雨 조우      李穡 이색

아침에 비가 오다.

 

盂蘭盆會遍僧家 우란분회편승가

승가에서는 우란분회를 두루 펄치니

檀越成羣笑語譁 단월성군소어화

시주들은 무리 지어 떠들며 담소하네

獨對圓通躡蓮葉 독대원통섭연엽

홀로 마주한 연잎 위의 관세음보살은

却從廣濟借荷花 각종광제차하화

연화를 빌려서 세상을 구제하려 하네

浮雲浩浩隨風轉 부운호호수풍전

광대한 뜬구름은 바람 따라 움직이고

小雨絲絲帶日斜 소우사사대일사

실 같은 가랑비는 햇살을 빗겨 띠었네

滌盡往愆淸淨甚 척진왕건청정심

지난 허물 깨끗이 씻고 깨끗해지려면

何須忍苦伴煙霞 하수인고반연하

어찌 고통을 참으며 산수와 짝하지  않으리

 

※檀越(단월) : 절이나 스님에게 물건 따위를 봉양하는 일. 시주(施主). 보시(布施). 화주(化主).

※圓通(원통) : 원통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별호(別號)인 원통대사(圓通大士)의 약칭이다, 관세음보살상(觀世音菩薩像)은 연화대좌(蓮花臺座)에 안치되어 있다.

※廣濟(광제) : 널리 세상 사람을 구제함.

※荷花(하화) : 불교에서 연꽃은 부처님의 탄생을 알리려 꽃이 피었다고 전하며, 불교의 극락세계에서는 모든 신자가 연꽃 위에 신으로 태어난다고 믿었다. 그래서 부처상이나 스님이 연꽃 대좌에 앉는 풍습이 생겼다.

※煙霞(연하) : 안개와 노을. 즉 아름다운 자연과 경치를 말함.

 

 

孟秋望日 記事有感 맹추망일 기사유감       李穡 이색

칠월 보름 백중날의 감회를 적다.

 

盂蘭盆法出西天 우란분법출서천

우란분의 법회는 서역에서 나왔는데

震旦翻爲解倒懸 진단번위해도현

중국에서는 해도현이라 번역한다네

擧國奔馳唯恐後 거국분치유공후

온 나라가 분주한데 오직 두려워서

愧吾流落尙如前 괴오류락상여전

여전히 떠도는 이 몸이 부끄럽구나

兩甁花蘂眞無幾 양병화예진무기

두 병에 꽂힌 꽃은 참으로 볼품없지만

一穟香烟徧大千 일수향연편대천

한 가닥 향 연기는 대천세계에 퍼지리

幸得祖堂新粳米 행득조당신갱미

다행히 조당에 올릴 햅쌀을 얻어서

日中拜獻白衣仙 일중배헌백의선

한낮에 백의선에게 올리고 절했네

 

※震旦(진단) : 중국을 달리 이르는 말. 중국의 별칭. 본래 인도인이 중국을 지칭하던 마하 진단(摩訶震旦)에서 유래하였다.

※解倒懸(해도현) : 우란분은 ullambana라는 산스크리트 어의 음역(音譯)인데, 그 뜻은 거꾸로 매달려 있다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해도현(解倒懸) 혹은 구도현(救倒懸)으로 번역되었다.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고통에서 구원해 준다는 의미이다.

※白衣仙(백의선) :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가리킨다. 항상 흰옷을 입고 흰 연꽃 가운데에 앉아 있는 데에서 유래했는데, 백의 대사(白衣大士) 혹은 백의관음(白衣觀音)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