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은 칠월 칠석(七月 七夕)인데, 칠석(七夕) 날의 주인공인 견우직녀(牽牛織女)의 전설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베트남에 전해지는 전설이다. 문헌상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에서는 견우직녀(牽牛織女)의 전설로, 중국은 우랑직녀(牛郎織女)의 이야기로 전해지는데, 여름의 별자리인 견우, 직녀와 관련이 있다. 이날은 은하수 동쪽과 서족에 떨어져 있던 견우와 직녀가 까마귀와 까치가 놓은 오작교(烏鵲橋)에서 1년에 한 번 만나는 날이라고 전하여진다. 음력으로 칠월 칠일인 칠석은 항상 입추를 전후하여 든다. 이날 민간에서는 명절 음식으로 밀국수, 밀전병, 호박 부침, 백설기 등을 만들어 먹고. 처녀들은 견우와 직녀에게 바느질 솜씨 늘기를 기원하고 [乞巧], 많은 사람이 견우와 직녀를 소재로 삼아 시를 짓기도 하고, 여름내 습기에 노출되었던 옷과 책을 볕에 말리기도 한다 [曝書, 曝衣].
和張生七夕 화장생칠석 李穀 이곡
장생의 칠석 시에 화운하다
一年一見未應遲 일년일견미응지
일 년에 한 번 보는 것도 응당 늦지 않으나
嘉會丁寧自有時 가회정녕자유시
정녕 좋은 만남은 절로 때가 따로 있구나
若把人間比天上 약파인간비천상
만일 인간의 일을 천상과 비교해 본다면
紛紛何恨負前期 분분하한부전기
약속 저버린다면 어찌 한이 되지 않으리
分手河梁尙恐遲 분수하량상공지
다리 위의 지체되는 이별이 오히려 두려운 건
應知樂極有哀時 응지악극유애시
즐거움 뒤에는 슬픔이 따름을 알기 때문이네
世人莫笑間何闊 세인막소간하활
사람들아 만남 사이가 뜸하다고 비웃지 마소
此是神仙久遠期 차시신선구원기
신선들은 원래 약속 시간을 멀리 잡으니
別何容易會何遲 별하용역회하지
만남은 더뎌도 이별은 어찌 그리 쉬운지
只有丹心似舊時 지유단심사구시
그래도 일편단심은 변함없이 예전과 같네
一水盈盈猶可望 일수영영유가망
일수영영 할 때는 오히려 희망이 있지만
長門咫尺見無期 장문지척견무기
장문궁이 지척이라도 만날 기약이 없구나
雲旗霧旆渡橋遲 운기무패도교지
운무의 깃발이 서서히 다리를 건너니
又是皇河欲曙時 우시황하욕서시
또 은하수에 날 밝을 때가 되려 하네
縱使年年七月閏 종사년년칠월윤
설사 해마다 칠월에 윤달이 들 지라도
貞心未必變初期 정심미필변초기
처음 맺은 굳은 약속 변하지 않으리라
纖纖扎扎下機遲 섬섬찰찰하기지
찰가닥 베를 짜며 베틀을 내려오지 않고
霧緯雲經無斷時 무위운경무단시
날줄 씨줄 끊임없이 운무 같은 베를 짜네
縱得成章何所用 종득성장하소용
설사 다 만든다 해도 어디에다 쓰일까
儂家本不買佳期 농가본불매가기
내 집에서는 좋은 약속을 할 수 없으니까
日君行速月妃遲 일군행속월비지
해 임금 빠르게 가고 달 황후 더디게 가도
一月猶存一合時 일월유존일합시
오히려 한 달에 한 번은 만날 때가 있는데
頗怪天孫有何意 파괴천손유하의
괴이하게도 천손에게는 무슨 생각 있어서
獨將今夕以爲期 독장금석이위기
어찌 유독 오늘 저녁에만 만나려고 할까
牽牛飮水每歸遲 견우음수매귀지
소 끌고 늦게 돌아가며 물 먹일 때마다
政値雲鬟照水時 정치운환조수시
물 위에 비치는 운환을 만나곤 하는데
借問相看何不語 차문상간하불어
어째서 서로 보며 말을 하지 않느냐면
去年曾與說心期 거년증여설심기
작년에 맘속의 말 모두 다했기 때문이네
一拙能令萬事遲 일졸능령만사지
오로지 서툴러서 만사를 느긋이 하며
百年强半懶趨時 백년강반라추시
게을리 다닌 것이 백년의 반이 지났네
天孫乞與人間巧 천손걸여인간교
천손이 인간에 기교를 빌려 준다는데
不管書生素所期 불관서생소소기
서생의 평소 바람과는 아무 상관없구나
※一水盈盈(일수영영) : 서로 바라보이는 거리에서 마음속으로만 생각할 뿐 말 한마디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말한다. 견우와 직녀를 읊은 고시(古詩) 중에 ‘찰랑찰랑 물 하나 사이에 두고, 은근히 말 한마디 못 건네네.〔盈盈一水間 脈脈不得語〕, 라는 표현이 있다.
※長門(장문) : 중국 한(漢) 나라 장안에 있던 궁전인 장문궁(長門宮)을 말한다. 무제 때, 진 황후(陳皇后)가 황제의 총애를 잃은 뒤에 폐후(廢后)되어 유폐되어 살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天孫(천손) : 천제(天帝)의 손녀라는 뜻으로, 직녀성(織女星)의 별칭이다.
※雲鬟(운환) : 구름 같은 쪽머리라는 뜻으로 미인을 비유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직녀를 가리킨다. 직녀가 견우에게 시집간 뒤 베를 짜지 않고 구름 같은 머리 손질만 하다가 천제의 벌을 받았다 한다.
* 이곡(李穀, 1298~1351) : 고려 말엽의 학자. 자는 중보(仲父), 호는 가정(稼亭). 목은 이색(牧隱 李穡)의 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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