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4

-수헌- 2022. 5. 29. 20:14

次嶺南樓韻 送安使君太古之任密陽      周世鵬    (武陵雜稿)  

차영남루운 송안사군태고지임밀양      주세붕

영남루운을 차운하여 안 사군을 태고의 임지 밀양으로 보내다

 

南樓風景冠南 남루풍경관남천

영남루 풍경은 남쪽 하늘 아래 으뜸이니

銀漢橫流繞檻 은한횡류요함전

은하가 난간 앞을 휘감아 가로지르네

三島雲霞來脚底 삼도운하래각저

삼신산의 운하는 발아래로 내려오고

九霄星斗近頭 구소성두근두변

높은 하늘 별들도 머리 가까이 있네

無私潤物千林雨 무사윤물천림우

숲에 비 내려 만물을 골고루 적시고

有象豐年萬戶 유상풍년만호연

만호의 연기는 풍년의 조짐이 있구나

歸去田園纔咫尺 귀거전원재지척

겨우 지척의 전원으로 돌아가서

何時一醉使君 하시일취사군연

사또님의 연회에서 언제 한번 취할까

 

※三島(삼도) : 삼신산(三神山)으로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洲山)을 말한다.

※九霄(구소) : 하늘 제일 높은 곳. 아주 높은 곳. 선인(仙人)의 거처.

 

*주세붕(周世鵬,1495~1554) : 조선 전기 풍기군수, 성균관 사성, 황해도 관찰사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경유(景游), 호는 신재(愼齋) 남고(南皐) 무릉도인(武陵道人) 손옹(巽翁).

 

 

次嶺南樓韻 차영남루운      具思孟 구사맹     (八谷集) 

 

名區恰是大羅 명구흡시대라천

마치 대라천 같이 경치가 빼어난 곳에

江水溶溶繞檻 강수용용요함전

난간 앞을 두른 강물이 질펀히 흐르네

逸興不禁飛鷔外 일흥불금비오외

밖에 흉조가 날아도 각별한 흥을 금치 못해

新詩陟覺鬧鷗 신시척각료구변

주변의 갈매기가 시끄러운데도 시를 짓네

迢迢遠岫動明月 초초원수동명월

아득히 먼 산봉우리에 밝은 달이 떠오르니

漠漠空林浮翠 막막공림부취연

빈 숲에 고요하게 푸른 안개 떠오르는구나

跋涉本謀拚一賞 발섭본모변일상

먼 길을 와서 손뼉 치며 살펴 감상하며

復因恩慶醉長 부인은경취장연

은혜로운 자리에서 다시 오랫동안 취했네

 

※大羅天(대라천) : 상상의 천계(天界)로 선계(仙界)의 뜻으로 쓰인다. 삼계(三界)의 밖은 사인천(四人天)이라 하고 사인천 밖은 삼청(三淸)이라 하고 삼청의 위는 대라천이라 한다. 대라천의 위에 또 구천(九天)이 있다고 한다.

※跋涉(발섭) : 산을 넘고 물을 건너다. 먼 길을 고생스럽게 가다. 여러 지방을 편력(遍歷)하다 [돌아다니다].

 

*구사맹(具思孟, 1531~1604) : 조선시대 좌부승지, 이조판서, 좌찬성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경시(景時), 호는 팔곡(八谷).

 

 

 

次密陽嶺南樓韻 차밀양영남루운       洪聖民 홍성민    (拙翁集)  

 

練江螺岫碧羅 연강라수벽라천

높은 산봉우리와 푸른 하늘에 단련된 강을

三面當樓忽在 삼면당루홀재전

삼면에 마주한 누각이 홀연 앞에 있구나

垂釣人歸孤鶩外 수조인귀고목외

낚시꾼은 외로운 물오리 밖으로 돌아가고

采菱舟向斷橋 채릉주향단교변

마름 따던 배는 끊어진 다리 가를 향하네

桃花氣暖輕含雨 도화기난경함우

복사꽃 핀 따뜻한 날씨에 비 조금 머금고

杜若香薰細吐 두약향훈세토연

두약은 가벼운 향기를 안개처럼 토해내네

寶瑟調來宜到夜 보슬조래의도야

밤이 되니 아름다운 거문고 가락 들려오고

風傳珠箔月侵 풍전주박월침연

주렴에 바람 불어와 자리에 달빛이 스미네

 

*홍성민(洪聖民,1536~1594) : 조선시대 예조판서, 대사헌, 호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시가(時可), 호는 졸옹(拙翁).

 

 

密陽嶺南樓韻 밀양영남루운      金玏 김륵    (柏巖集)  

 

樓藏玉峽豁秋 누장옥협활추천

드넓은 가을 하늘의 옥협이 누각을 품고

萬里乾坤几席 만리건곤궤석전

하늘과 땅 만 리가 궤석 앞에 펼쳤구나

臨水要知長不盡 임수요지장불진

물가에 임해 길고 끝없는 강을 알려하고

看山須到遠無 간산수도원무변

산을 보면 오로지 끝없이 먼 곳을 보네

彈驚睡鶴飜松露 탄경수학번송로

졸던 학 놀라 뛰니 소나무 이슬이 흐르고

漁起眠鷗蹴浪 어기면구축랑연

쉬던 갈매기 고기 잡으러 물결 차고 나네

收拾風光渾滿袖 수습풍광혼만수

좋은 풍광을 소매 가득 전부 거둬들이니

微痾還復醉重 미아환부취중연

거듭된 잔치에 취하는 작은 병이 다시 도지네

 

※几席(궤석) : 뒷등이 있는 방석과 바닥에 까는 자리.

 

*김륵(金玏, 1540~1616) : 조선시대 경상우도 관찰사, 충청도 관찰사, 안동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희옥(希玉), 호는 백암(柏巖).

 

 

酒席偶占二律 奉呈使相 주석우점이률 봉정사상       吳億齡 오억령    (晩翠集)  

주석에서 우연히 이율을 지어 사상께 바치다.

 

縹緲飛樓半九 표묘비루반구천

아름다운 누각이 반 구천에 아득히 솟았고

雕欄影落大江 조란영락대강전

아로새긴 난간 모습 큰 강 앞에 떨어졌네

千重粉堞靑山外 천중분첩청산외

천 겹의 분첩이 푸른 산 밖에 있고

百尺虹橋玉鏡 백척홍교옥경변

백 척의 무지개가 옥 거울 가에 걸쳤네

地得嘉賓增景物 지득가빈증경물

땅은 귀한 손님에게 경물을 더하여 얻고

詩從健筆拾雲 시종건필습운연

잘 지은 문장의 시는 구름 안개를 거두네

浮生一笑眞難再 부생일소진난재

떠도는 인생 다시 어려워도 한 번 웃으며

塵世奇遊卽此 진세기유즉차연

기이하게 노는 풍진 세상이 곧 이곳이구나

 

※使相(사상): 상신(相臣)에 걸맞은 신분으로 군대를 감독, 지휘하는 신하를 말한다.

※粉堞(분첩) : 석회를 바른 성 위에 낮게 쌓은 담.

※健筆(건필) : 문장을 잘 짓다.

 

*오억령(吳億齡,1552~1618) : 조선시대 대사성, 이조참판, 황해도 관찰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대년(大年), 호는 만취(晩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