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守歲 除夜

-수헌- 2022. 1. 25. 11:45

守歲 수세     李奎報 이규보

 

門上揷桃何詭誕 문상삽도하궤탄

대문에 도부 꽂는 건 허황하기만 하고

庭中爆竹奈支離 정중폭죽내지리

뜰 안의 폭죽 소리도 지루하기만 하네

辟瘟丹粒猶虛語 벽온단립유허어

벽온단으로 온역 피함도 헛말이지만

爲倒深杯故不辭 위도심배고불사

술잔 깊이 기울임은 사양 않노라

 

辟瘟丹(벽온단) : 섣달 그믐날 밤 벽온단을 술에 타서 마시면 다음 해 일 년 동안 온역(瘟疫)을 피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규보(李奎報,1168~1241) : 고려시대 동지공거, 수태보 문하시랑 평장사 등을 역임한 관리. 학자, 문신. 자는 춘경(春卿),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 만년(晩年)에는 시 거문고 술을 좋아해 삼혹호 선생(三酷好先生)이라고 불렸다.

 

 

辛亥除夜 신해제야     李崇仁 이숭인

신해년 그믐날 밤

原題 : 辛亥除夜呈席上諸公二首 신해제야정석상제공이수

원제 : 신해년 제야에 두 수를 지어 함께 자리한 여러 분들께 드리다.

 

其一

 

落落已違世 낙낙이위세

이미 세속을 피해 떨어져 있은지

悠悠仍感時 유유잉감시

오래되니 고마운 마음 느껴지네

餘年付羲易 여년부희역

남은 인생은 희역에 바치려 하고

卽事讀坡詩 즉사독파시

지금은 소동파의 시를 읽고 있네

坐久燈花落 좌구등화락

등불 꺼질 때까지 오래 앉았으니

看來斗柄移 간래두병이

북두성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네

男兒心有在 남아심유재

사나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뜻을

除子更誰知 제자갱수지

그대 말고는 누가 다시 알겠는가

 

羲易(희역) : 易(역)은 자연과 우주의 변화를 해석한 중국 사상으로 주(周) 나라 시대에 성하였기에 통상 주역(周易)으로 알려졌으며,  희역(羲易)은 중국 고대의 복희씨(伏羲氏)에 의해 성립된 사상을 의미한다.

 

其二

 

邂逅成佳會 해후성가회

좋은 모임이 우연히 이루어지니

都爲少壯時 도위소장시

모두가 젊은 시절을 위함이구나

風流東晉俗 풍류동진속

풍류는 동진의 풍속과 같고

瀟灑盛唐詩 소쇄성당시

맑은 기운은 성당의 시와 같네

世事正紛糾 세사정분규

세상일이 어지럽게 꼬여 있어도

交情無改移 교정무개이

사귄 정은 변하고 바뀜이 없네

殷勤惜白日 은근석백일

밝은 날들을 은근히 아껴가면서

愼勿負相知 신물부상지

삼가 서로 사귐을 저버리지 마세

 

*이숭인(李崇仁,1349~1392) : 고려 후기의 문학을 대변하는 문인. 자는 자안(子安), 호는 도은(陶隱). 목은 이색(牧隱 李穡),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와 함께 고려말의 삼은(三隱)으로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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