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除夜 歲暮

-수헌- 2022. 1. 22. 11:34

除夜 제야     姜靜一堂 강정일당

 

無爲虛送好光陰 무위허송호광음

한 일도 없이 좋은 세월 다 보내고

五十一年明日是 오십일년명일시

내일이면 쉰한 살이 되는구나

中宵悲歌將何益 중소비가장하익

한밤에 슬퍼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自向餘年修厥己 자향여년수궐기

몸을 수양하며 남은 생을 살아야지

 

*강정일당(姜靜一堂,1772-1832) : 조선 후기의 문필가 여류시인으로 초서(草書)와 해서(楷書)에 뛰어났으며, 시(詩)와 문장도 능하였다.

 

 

除夜 제야      申應朝 신응조

 

莫怪今朝把酒頻 막괴금조파주빈

아침 술 자주 마신다고 이상할 것 없네

明朝七十歲華新 명조칠십세화신

내일 아침이면 일흔 살 되는 새 해구나

夢中猶作靑年事 몽중유작청년사

꿈속엔 오히려 젊은 시절 일이 나타나는데

世上空留白髮身 세상공류백발신

부질없이 백발 된 몸만 세상에 머무는구나

 

北望雲飛金闕曙 북망운비금궐서

북쪽 바라보니 새벽녘 대궐로 구름이 날고

東來花老石欄春 동래화로석란춘

봄바람에 핀 꽃이 돌난간에서 시들어 가네

鼓樓更罷城鴉起 고루갱파성아기

고루에서 파루 치니 성안 까마귀 일어나고

已見衣冠動四隣 이견의관동사린

이미 의관 차리고 이웃 다니는 게 보이네

 

*신응조(申應朝,1804~1899) : 조선말 고종 때 예조판서, 판부사, 좌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幼安(유안) 호는 桂田(계전) 또는 구암(苟菴).

 

歲暮 세모      朴世堂  박세당

 

歲去年來歡意減 세거년래환의감

해가 가고 해가 와도 기쁜 마음 줄어들고

年來歲去老容催 년래세거노용최

해가 오고 해가 가니 얼굴 늙기 재촉하네

不堪舊歲抛將去 불감구세포장거

내버리고 떠나가는 묵은해도 못 견디는데

可耐新年逼得來 가내신년핍득래

새로운 해가 다가옴을 어찌 견디겠는가

 

*박세당(朴世堂,1629~1703) : 조선 후기 성균관 전적, 예조좌랑, 홍문관 부제학, 한성부 판윤, 예조판서, 이조판서 등을 지낸 문신. 자는 계긍(季肯), 호는 잠수(潛叟), 서계초수(西溪樵叟), 서계(西溪).

 

 

除夜借高蜀州韻 제야차고촉주운     姜柏年  강백년

제야에 고촉주 시의 운을 빌려서

 

酒盡燈殘也不眠 주진등잔야불면

술 떨어지고 등불 꺼지도록 잠 못 드는데

曉鍾鳴後轉依然 효종명후전의연

새벽종 울린 뒤에는 더욱더 잠 못 드는 건

非關來歲無今夜 비관래세무금야

오늘 밤 지나면 오는 새해 때문이 아니라

自是人情惜去年 자시인정석거년

인정이 가는 해를 아쉬워하기 때문이네

 

高蜀州 (고촉주) : 당나라 시인 高適(고적)을 말함. 고적이 蜀州刺史(촉주자사)를 지낸 적이 있어 고촉주라 하였음,

*강백년(姜柏年,1603~1681) ; 조선 후기 이조참판, 예조판서, 우참찬 등을 역임한 문신.자는 숙구(叔久), 호는 설봉(雪峯) 한계(閑溪) 청월헌(聽月軒).

 

 

통영 달아항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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