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歲暮와除夜

-수헌- 2022. 1. 19. 11:11

除夜吟 제야음    高適 고적

제야에 읊다

 

旅館寒燈獨不眠 여관한등독불면

찬 등불 아래 여관에서 홀로 잠 못 드니

客心何事轉凄然 객심하사전처연

나그네 마음 어찌 이리 처연해지는가

故鄕今夜思千里 고향금야사천리

오늘 밤 고향생각하니 천리 밖인데

霜鬢明朝又一年 상빈명조우일년

귀밑머리 흰데 내일 아침 또 새해가 되네

 

*고적(高適;707-765)은 잠참(岑參)과 더불어 성당(盛唐)의 대표적 시인으로 두보와 가까이 지냈다. 

 

 

歲暮 세모     白居易 백거이

 

已任時命去 이임시명거

운명은 이미 세월 가는 대로 맡겼기에

亦從歲月除 역종세월제

또한 세월 흘러가는 대로 따라갔네

中心一調伏 중심일조복

마음속의 악덕을 모두 떨쳐 버리고

外累盡空虛 외루진공허

세상의 얽힌 번뇌 모두 비워버렸네

名宦意已矣 명환의이의

좋은 벼슬 하려는 뜻 이미 버렸으니

林泉計何如 임천계하여

산천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떠할까

擬近東林寺 의근동림사

가까운 곳의 동림사를 흉내 내어

溪邊結一廬 계변결일려

개울가에 초가집 하나 지으려 하네

 

調伏(조복) : 마음과 몸을 고르게 하여 모든 악형(惡刑)을 제어함. 부처에게 기도하여 불력(佛力)에 의하여 원적(怨敵)과 악마(惡魔)를 항복받는 일.

 

 

問劉十九 문유십구     白居易 백거이

유십구에게 묻는다.

 

綠蟻新醅酒 녹의신배주

새로 담근 술이 잘 익고

紅泥小火爐 홍니소화로

작은 화로에 숯불이 붉고

晩來天欲雪 만래천욕설

해 질 녘 눈도 올 것 같으니

能飮一杯無 능음일배무

한 잔 하지 않을 수 없네

 

劉十九(유십구) : 유씨(劉氏)집안 형제 중 열아홉째라는 뜻으로 백거이와 절친한 시인 유우석(劉禹錫;772~842)을 말한다.

綠蟻(녹의) : 걸러 놓은 술에 뜬 거품으로 술을 의미함. 술이 잘 익어 밥알이 떠 있는 모습이 개미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말이다.

醅酒(배주) : 거르지 않은 술. 마시기 직전에 걸러 마시는 것이 맛이 좋다고 함.

 

*백거이(白居易,772~846) : 당나라 중기를 대표하는 시인. 자는 낙천(樂天)이며,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또는 취음선생(醉吟先生). 부패한 사회상을 풍자 비판하고, 서민적이고 쉬운 필치로 문학의 폭을 확대했다.

 

 

守歲 수세     李世民 이세민

섣달그믐

 

暮景斜芳殿 모경사방전

석양이 전각에 아름답게 비끼니

年華麗綺宮 연화려기궁

세월이 고운 비단처럼 둘렀네

寒辭去冬雪 한사거동설

겨울 눈 사라지니 추위도 가고

暖帶入春風 난대입춘풍

봄바람에 따스함이 스며드네

階馥舒梅素 계복서매소

섬돌에 흰 매화향기가 번지고

盤花卷燭紅 반화권촉홍

쟁반의 꽃은 촛불 받아 붉구나

空歡新故歲 공환신고세

해가 바뀜을 공연히 기뻐하며

迎送一宵中 영송일소중

하룻밤 사이에 맞이하고 보내네

 

이세민(李世民,599~649) : 당나라 2대 황제인 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우리 역사에서는 고구려를 침략한 침략자이지만 중국에서의 그는 2,000년 왕조사에서 중국인들이 최고의 '현군(賢君)'으로 꼽는 인물이다. 그의 치세인 '정관의 치(貞觀之治)'는 중국의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로 평가된다.

 

除夜宿石頭驛 제야숙석두역     戴叔倫 대숙륜

旅館誰相問 여관수상문

여관에서 누가 서로 위로해 줄까

寒燈獨可親 한등독가친

외로운 등불만이 홀로 친하네

一年將盡夜 일년장진야

한 해가 다가는 마지막 밤에

萬里未歸人 만리미귀인

멀리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寥落悲前事 요락비전사

쓸쓸히 예전 일들을 슬퍼하며

支離笑此身 지리소차신

떠도는 이 신세에 쓴웃음 짓네

愁顏與衰鬢 수안여쇠빈

희어진 귀 밑 털로 시름겨운데

明日又逢春 명일우봉춘

내일이면 또 새봄을 맞겠구나

 

*戴叔倫(대숙륜, 732~789) : 당나라 때의 시인. 자는 유공(幼公) 또는 차공(次公). 시를 잘 지었고, 청담(淸談; 속되지 않은 이야기)을 잘했으며, 문학으로 유명했다. 이 시는 제목을 석교관(石橋館)이라고도 하며, 대숙륜(戴叔倫)이 만년에 무주자사(撫州刺史) 시절 제야에 고향으로 가는 길에 석두역(石頭驛)에 머물게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외로움과 한 해를 보내면서 늙어 감을 한탄하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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