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飮酒二十首(음주이십수) 其四

-수헌- 2021. 10. 18. 10:56

飮酒 음주 其四      陶淵明 도연명

 

栖栖失群鳥 서서실군조

무리를 잃어버려 불안정한 새가 

日暮猶獨飛 일모유독비

날 저물었는데도 홀로 날고 있네 

徘徊無定止 배회무정지

머물 곳 정하지 못해 배회하면서

夜夜聲轉悲 야야성전비

밤마다 우는 소리 슬퍼지는구나

厲響思淸遠 여향사청원

멀리 맑은 곳 생각하며 괴롭게 울며

去來何所依 거래하소의

오고 가며 어느 곳에 의지해야 하나 

因値孤生松 인치고생송

그러다 외로이 서 있는 소나무 만나서 

歛翮遙來歸 검핵요래귀

멀리 날아 돌아 온 날개 죽지 접었네

勁風無榮木 경풍무영목

세찬 바람 불어서 무성한 나무 없는데

此蔭獨不衰 차음독불쇠

이 그늘만은 유독 쇠락하지 않았구나 

託身已得所 탁신이득소

몸 의탁할 곳을 이제 얻었으니 

千載不相違 천재불상위

천년이라도 서로 떨어지지 않으리

 

 

和陶飮酒二十首 其四      退溪 李滉

도연명의 음주 이십 수에 화답하다.

 

白雲在空谷 백운재공곡

텅 빈 골짜기에 있던 흰 구름이

無心天上飛 무심천상비

무심하게 하늘 위로 날아올라서

偶然隨風起 우연수풍기

우연하게 일어나는 바람을 따르니

何更有戀悲 하경유련비

그리움과 슬픔이 어찌 다시 있을까

游空恒泛泛 유공항범범

언제나 표류하며 허공에 떠 있다가

含雨亦依依 함우역의의

비를 머금으면 크게 조마조마 해지네

苟不霈嘉澤 구불패가택

진실로 좋은 못에 쏟아지지 않는다면

曷若遄其歸 갈약천기귀

어찌하여 그리 빨리 내리려 하는가

我思古賢達 아사고현달

내가 옛 현인들을 생각해 보니

末路何多衰 말로하다쇠

마지막 길에는 어찌 쇠함이 많은가

旣雨不能罷 기우불능파

기왕 내리는 비는 그치기 어렵고

亦與天道違 역여천도위

또한 천도에서 멀어지기만 하는구나

 

※依依(의의) : 나뭇가지가 휘늘어진 모양,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 아쉬워하는 모양, 헤어지기 섭섭한 모양, 안타까이 사모하는 모양, 마음이 조마조마한 모양, 멀어서 희미한 모양.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양 등의 뜻이 있음.

화왕산 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