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飮酒二十首(음주이십수) 其三

-수헌- 2021. 10. 17. 12:53

飮酒 음주 其三      陶淵明 도연명

 

道喪向千載 도상향천재

도를 잃은 지 천년이 되어 가니 

人人惜其情 인인석기정

사람들이 그 뜻을 아까워하네 

有酒不肯飮 유주불긍음

술이 있어도 마시려 하지 않고 

但顧世間名 단고세간명

단지 세상의 명성만을 돌아보네

所以貴我身 소이귀아신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까닭이 

豈不在一生 기부재일생

어찌 한 평생에만 있겠는가 

一生復能幾 일생부능기

또 능히 위태로운 한 평생은

倏如流電驚 숙여유전경

흐르는 번개처럼 빨라서 두렵네

鼎鼎百年內 정정백년내

성대하게 살아도 백년 안인데  

持此欲何成 지차욕하성

이것으로 무엇을 이루려 하는가

 

和陶飮酒二十首 其三      退溪 李滉

도연명의 음주 이십수에 화답하다.

 

智者巧投機 지자교투기

지혜로운 자는 기회에 잘 뛰어들고

愚者滯常情 우자체상정

어리석은 자는 정에 매어 안주하네

滔滔汨末流 도도멱말류

큰 물결에 빠져 끝까지 흘러가는 건

總爲中利名 총위중리명

모두가 이름을 떨치기 위함이네

古來賢哲人 고래현철인

어질고 밝은 사람 예부터 있는데

吾獨後於生 오독후어생

나만 홀로 생에서 뒤 쳐졌구나

此道卽裘葛 차도즉구갈

이 길은 곧 구갈을 입는 길이니

柰何或猜驚 내하혹시경

두렵고 놀랄 때도 있으니 어찌하나

拳拳抱苦心 권권포고심

애쓰는 마음은 간절하게 품었으나

淹留愧無成 엄류괴무성

오래 살면서 이룬 게 없어 부끄럽네

 

※裘葛(구갈) : 가죽옷과 칡으로 짠 베옷이라는 뜻으로, 겨울옷과 여름옷을 아울러 이르는 말. 전하여 가죽옷을 입는 겨울과 베옷을 입는 여름을 지낸다는 뜻으로, 1년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는 겨울과 여름을 지내는 길 즉 덧없이 세월만 보낸다는 뜻으로 해석됨.

※拳拳(권권) : 참된 마음으로 정성스레 간직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