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食 二首 한식 이수 李植 이식
寒食屬三日 한식속삼일
한식날이 이달 삼일에 들었으니
空山又一春 공산우일춘
텅 빈 산에 또다시 봄이 왔구나
松楸頻雨露 송추빈우로
선영엔 비와 이슬만 자주 내리고
鹿豕是朋親 녹시시붕친
사슴과 멧돼지가 친구 되어 노네
不見風塵色 불견풍진색
어지러운 풍진 세상을 보지 않고
猶全土木身 유전토목신
다만 토목 같은 육신을 보전했네
仍憐柳員外 잉련유원외
그래서 유 원외가 불쌍히 여겨져
哭望桂江津 곡망계강진
울면서 계강 나루를 바라보는구나
이(二)
寒食屬三日 한식속삼일
한식날이 이달 삼일에 들었으니
良辰摠可誇 양진총가과
좋은 계절이 모두 자랑할 만하네
松林無觸鹿 송림무촉록
사슴이 침범하지 않은 묘역에서
麥飯有投鴉 맥반유투아
까마귀에게 보리밥을 던져 주었네
不愧介山隱 불괴개산은
개산의 은자에게 부끄럽지 않으려
仍携龐老家 잉휴방로가
방로가 가족을 이끌고 산에 들어가
向來幽獨意 향래유독의
그동안 고독하게 숨어 산 그 뜻은
非故厭奢華 비고염사화
일부러 사치를 싫어해서가 아니네
※松楸(송추) :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이들을 묘역(墓域)에 많이 심는다 하여 선대 무덤의 별칭으로 많이 쓰인다.
※猶全土木身(유전토목신) :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명인 진(晉) 나라 혜강(嵇康)의 몸이 마치 흙덩이와 나무 등걸 같았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의 몸을 혜강(嵇康)처럼 고고하게 보전하였다는 의미이다.
※仍憐柳員外(잉련유원외) 哭望桂江津(곡망계강진) : 유원외(柳員外)는 당(唐) 나라 때 상서예부원외랑을 지낸 유종원(柳宗元)을 말한다. 유종원(柳宗元)은 조정에서 쫓겨나 계강(桂江) 가에서 불우한 생을 보냈는데, 택당(澤堂)이 자신을 빗댄 표현이다. 택당(澤堂)이 1618년 폐모론이 일어나자 벼슬을 버리고 경기도 지평(砥平 ; 지금의 양평)으로 낙향하여 남한강 변에 택풍당(澤風堂)을 짓고 지냈다. 계강(桂江)은 양평(楊平) 여주(驪州)를 지나가는 한강(漢江)의 별칭이기도 하다.
※松林(송림) : 사기(史記)나 후한서(後漢書) 같은 사서(史書)에서 역사적인 인물들의 묘역을 설명할 때 송림(松林)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 데서 일반적으로 묘지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介山隱(개산은) : 한식(寒食) 날의 유래가 된 춘추 시대의 은사 개자추(介子推)를 말한다. 진(晉) 나라 문공(文公)을 따라 19년간 망명 생활을 하다가 귀국한 뒤 자기에게만 논공행상(論功行賞)이 없자 어머니와 함께 개산(介山)에 숨었는데, 뒤에 이를 안 문공(文公)이 산에 불을 질러 나오도록 하였으나 끝내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었으므로, 그를 기리기 위하여 한식의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龐老(방로) : 후한(後漢) 말의 고사(高士) 방덕공(龐德公)을 말한다. 방덕공(龐德公)은 한(後漢)의 은자(隱者)로 한 번도 도회지에 발을 들여놓지 않고 처자를 데리고 녹문산(鹿門山)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다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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