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寒食 三首 (한식 삼수) - 李穡 (이색)

-수헌- 2025. 4. 4. 09:40

寒食 三首   한식 삼수     李穡   이색  

寒食年年動客情 한식연년동객정

해마다 한식만 되면 나그네 심정 어지러워

鄕山縹渺碧波平 향산표묘벽파평

푸른 물결 잔잔해도 고향 산천은 아련하네

何當拜掃回茅舍 하당배소회모사

어떻게 하면 초가집에 돌아가 성묘를 하고

醉臥梨花照地明 취와이화조지명

배꽃 아래 밝은 땅에 취하여 누워 볼까

 

正陵巖谷幾番春 정릉암곡기번춘

정릉 광암 골짜기에서 몇 번째 맞는 봄인가

闔國奔馳路起塵 합국분치로기진

거리를 치달리니 온 나라에 먼지가 자욱하고

忽見雙墳功役畢 홀견쌍분공역필

쌍분의 공역이 끝남을 홀연히 보게 되었는데

至今聯騎獨西隣 지금연기독서린

지금까지 오직 서린만이 말고삐 나란히 했네

 

東郊雨過水泠泠 동교우과수령령

동쪽 교외에 비 온 뒤 물소리 맑아지니

病後吾猶喜踏靑 병후오유희답청

병이 나은 나도 답청이 오히려 즐겁구나

如有喚吾吾便去 여유환오오편거

누가 날 불러 준다면 내 곧장 쫓아가서

醉來卽臥伴長甁 취래즉와반장병

긴 술병 옆에 끼고 취하여 누워 있으리

 

※雙墳(쌍분), 西隣(서린) : 쌍분(雙墳)은 노국공주(魯國公主)와 공민왕(恭愍王)의 능인 정릉(正陵)과 현릉(玄陵)을 말하고, 서린(西隣)은 고려말의 문신인 한수(韓脩, 1333~1384)를 말하는데, 목은(牧隱) 이색(李穡)과 친했으며 초서와 예서를 잘 썼다 한다. 이 능 근처의 광암사(光巖寺)를 정릉(正陵)과 현릉(玄陵)의 명복을 비는 원찰(願刹)로 삼았는데, 이때 목은(牧隱)이 비문을 짓고 한수(韓脩)가 글씨를 썼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