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賦, 文, 記. (부, 문, 기.)

友人祭文 (우인제문) 外

-수헌- 2025. 1. 29. 23:09

友人祭文   우인제문 

浮雲蓊鬱兮 君安止只 流水蕩潏兮 君焉至只 上下黲黷兮 東南湯爍些 西有故國兮 父母在堂些 北有淸溪兮 鷗鷺交翔些 盍歸來兮 翩翩披髮髮兮下太荒

 

友人祭文   우인제문

친구의 제문

 

浮雲蓊鬱兮 君安止只

구름은 무성하게 떠 있는데 그대는 어디에 머무는가

流水蕩潏兮 君焉至只

물은 세차게 흘러가는데 그대는 어디에 이르려는가

上下黲黷兮 東南湯爍些

천지는 혼탁하고 동남은 뜨겁게 끓어오르고

西有故國兮 父母在堂些

서쪽의 고향에는 부모님이 집에 계시고

北有淸溪兮 鷗鷺交翔些 盍歸來兮

북에는 맑은 개울에 갈매기 해오라기 섞여 나는데 어찌 돌아오지 못하는가.

翩翩披髮髮兮下太荒

풀어헤친 머리가 나부끼니 매우 황당하구나

 

 

萬曆二年甲戌 江陵祈雨祭文   만력이년갑술 강릉기우제문

祈輒得雨 民咸悅服 曾守三疊 遇大旱 作祝親禱 環百里大霈三日 不及他境 四隣之民皆曰 願作三登之民 其文今亡  

風火之發 雖五才自然之極 而來牟之穀 是百姓及新之食 今玆元陽 苗將枯槁而黃落矣 民啞啞危慮隕穫矣 願賜一犂 澤洽三霑三農作

 

萬曆二年甲戌 江陵祈雨祭文

만력 2년 갑술년 강릉 기우제 문

 

祈輒得雨 民咸悅服 曾守三疊 遇大旱 作祝親禱 環百里大霈三日 不及他境 四隣之民皆曰 願作三登之民 其文今亡

기도하여 문득 비가 내리니 백성들이 모두 기쁜 마음으로 감복하였다. 일찍이 삼 년을 겹쳐서 큰 가뭄을 만나서, 축문을 짓고 직접 기도하니, 백 리 둘레에 큰 비가 삼일이나 내렸는데 다른 곳에는 내리지 않았다. 사방 이웃 백성들이 모두 말하기를 삼등의 백성 되기를 원했다. 그 문장은 지금 없어졌다.

 

風火之發 雖五才自然之極

풍화가 시작되니 비록 자연 오재의 징벌이라 해도

而來牟之穀 是百姓及新之食

곡식을 빼앗기면 이는 백성들의 새로운 먹거리에 미치게 되네

今玆元陽 苗將枯槁而黃落矣

지금 이 뜨거운 햇볕이 모를 누렇게 말라 죽게하니

民啞啞危慮隕穫矣

백성들이 수확을 못 할 걱정에 말도 못하고 두려워하니

願賜一犂 澤洽三霑三農作

원하건대 밭을 갈 수 있게 해 주시고, 못을 흡족하게 채워서 삼농을 짓게 하소서.

 

※願作三登之民(원작삼등지민) : 삼등(三登)은 평안남도 강동 지역인데, 양 봉래(楊蓬萊)는 1546년 문과에 급제한 이후, 대동승(大同丞)을 거쳐 삼등(三登) 현령을 지내고, 이후 함흥(咸興) 평창(平昌) 강릉(江陵) 등 8곳의 고을 수령을 지냈다. 따라서 삼등지민(三登之民)은 양 봉래(楊蓬萊)의 백성으로 이해된다.

※五才(오재) :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물질 또는 기운인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를 가리킨다.

※三農(삼농) : 원지(原地)와 습지(濕地)와 평지(平地)의 모든 농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