答密陽司馬諸子 답밀양사마제자 金宗直 김종직
밀양 사마소의 여러 사람들에게 답하다.
二載湖南眼不靑 이재호남안불청
이 년 동안 호남에서 반겨 주는 이 없었으니
鄕心寧與暮雲停 향심녕여모운정
고향 생각 친구생각을 어찌 함께 멈추리오
凝川兩岸蘼蕪渚 응천량안미무저
향초가 우거진 응천의 물가 양 기슭에서
何日招招共醉醒 하일초초공취성
언제쯤 서로 불러 함께 취하고 깨고 할까
※司馬(사마) : 司馬所(사마소). 지방의 생원과 진사들이 모여 친목과 학문, 지방 행정의 자문 등을 논하던 곳.
※暮雲(모운) : 친구 생각하는 것을 뜻함. 두보(杜甫)의 춘일억이백(春日憶李白) 시에서 ‘봄날 위수 북쪽 하늘의 나무와 강 동쪽 저녁 구름이 어느 때나 한 동이 술을 마시며 거듭 함께 글을 자세히 논해 볼까. [渭北春天樹 江東日暮雲 何時一樽酒 重與細論文]’ 한 데서 온 말이다. 여기서 위북춘천수(渭北春天樹)는 위수(渭水)의 북쪽 장안(長安)에 있는 두보(杜甫) 자신을 말하고, 강동일모운(江東日暮雲)은 강남(江南)에 있는 이백(李白)을 말한다.
※凝川(응천) : 밀양의 옛 지명이다.
*김종직(金宗直,1431~1492) : 조선전기 병조참판, 홍문관제학, 공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효관(孝盥) 계온(季昷), 호는 점필재(佔畢齋). 문장과 경술(經術)에 뛰어난 영남학파의 종조(宗祖)였다. 생전에 지은 조의제문이 사후에 무오사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어 부관참시를 당했으며, 중종 때 신원(伸寃)되고, 숙종 때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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