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徐居正 密陽十景―牛嶺閑雲

-수헌- 2020. 11. 11. 12:24

요즘 각 지방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그 지역의 명소들을 골라 소개하면서 팔경(八景), 구경(九景)등의 명칭을 사용 홍보하고 있다. 밀양도 예외가 없어 요즘 소개되는 밀양 팔경(密陽八景)은

1경- 영남루 야경

2경- 시례 호박소

3경- 표충사 사계

4경- 월연정 풍경

5경- 위양못 이팝나무

6경- 만어사 운해

7경- 중난산 진달래

8경- 재약산 억새로 소개되고 있는데

조선 초기 학자이자 문신인 서거정(徐居正)이 쓴 밀양 십경(密陽十景)이라는 연작시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서거정(徐居正,1420~1488)은 조선시대 세종과 세조 때의 문신으로 자는 강중(剛中), 호는 사가정(四佳亭)이다. 6()의 판서를 두루 지내고, 대사헌(大司憲)대제학(大提學)을 거쳐 좌찬성(左贊成)에 이르렀고, 그의 명성은 명나라의 학자들조차 해동(海東)의 기재(奇才)라고 찬탄할 정도였으며 특히 문장과 글씨에 능했다고 한다. 서거정의 시 밀양 십경(密陽十景)은 영남루를 중심으로 인근의 풍경을 노래했다.  그중에서도 영남루에 대한 시심(詩心)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제1경인 우령 한운(牛嶺閑雲)을 소개하고 전체를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요즘의 밀양 팔경(密陽八景)과 예전 문인의 시에 나타나는 밀양 십경(密陽十景)이 어떻게 다른 지도 한번 비교해 볼만하다 하겠다.

 

 第一景 / 牛嶺閑雲(제1경 / 우령 한운)

우령(牛嶺)의 한가로운 구름

 

牛嶺迢迢挿層碧(우령초초삽층벽)

저 멀리 우령이 옥돌 겹친 듯 푸르러

嶺南佳麗天下獨(영남가려천하독)

영남루 아름다움은 천하에 으뜸일세

瓊樓畫棟金鰲頭(경루화동금오두)

경루의 용마루 그림은 금오 머리 같고

閑雲繚繞長五色(한운료요당오색)

한가로운 구름 얽혀 오색이 찬란하네

誰言雲是無心物(수언운시무심물)

누가 구름을 무심하다 하였던가

澤潤生靈元有術(택윤생령원유술)

원래의 재주로 생령을 윤택하게 하네

何曾蔽日漫遮天(하증폐일만차천)

어찌 공연히 태양과 하늘을 가리기만 할까

大旱成霖應不日(대한성림응불일)

큰 가뭄엔 응당 불일간에 장맛비를 내리리

 

우령(牛嶺) : 우령산(牛齡山)의 고개들. 사포와 초동면 방동을 넘나들던 고개인 영현(鈴峴, 방울재), 무안면으로 넘어가는 나현(羅峴, 마흘리 고개)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