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四溟大師-일본으로 가다(부산에서대마도로)

-수헌- 2020. 5. 23. 12:04

사명대사(四溟大師)는 팔월에 배를 띄워 부산을 떠나 대마도로 간다

부산에서 할 일도 없이 한 달 이상을 기다리고 있다가 8월 20일에야 다대포(多大浦)에서 배로 떠난 것이다.

조정의 도움 없이 한 달여간 부산에 머물다가 바다를 건너가는 쓸쓸한 모습은 다음의 시로서 알 수 있다.

『釜山洋中留別太然長老』

『부산양중유별태연장로』

부산 바다에서 남아 있는 태연 장로와의 작별

秋海狂濤夜雨寒 추해광도야우한

가을 바다의 물결은 높고 밤비가 찬데

長因別離生熟惱 장인별리생숙뇌

언제나 이별로 인해 마음이 타는구나.

祝融峯前野鶴還 축융봉전야학환

축융봉 앞 들에는 학이 돌아가건마는

松雲獨在舟中老 송운독재주중로

송운은 늙어서도 배 안에 홀로 있구나.

 

關山月冷鬂如雪 관산월랭빈여설

관산에 달은 차고 수염은 눈처럼 흰데

世事艱危惜暮年 세사간위석모년

세상일 어려우니 저무는 해 애석하다.

海外三山如可到 해외삼산여가도

바다 밖 삼신산(三神山)에 이를 수만 있다면

此生行止問群仙 차생행지문군선

이생의 행지(行止)를 신선들께 물을까 하노라

 

『釜山大洋 부산 대양에서』

一葦横驅萬里波 일위횡 구만리파

조그마한 배를 만리의 물결에 모니

彈丸孤島接天賖 탄환고도접천사

탄환만 한 외로운 섬이 하늘처럼 멀구나

河源應是天西北 하원응시천서북

황하의 근원은 응당 하늘의 서북쪽인데

何事東浮博望槎 하사동부박망사

무슨 일로 동으로 박망사를 띄우는가

※博望槎(박망사) : 사신이 타고 가는 배.박망후(博望侯) 장건(張騫)이 한나라 무제(武帝)의 명으로 서역의 대월지국에 사신으로 가는 도중 황하(黃河)의 근원을 찾기 위해 타고 갔다는 뗏목에서 유래함.

 

『또 부산 대양에서』

邇來鬂逐逐年華 이래빈축축년화

근래는 수염이 세월 따라 희어지는데

又泛南溟八月槎 우범남명팔월사

8월에 남쪽 바다에 또 뗏목을 띄운다.

曲臂折腰非我意 곡비절요비아의

팔 굽히고 허리 꺾는 것은 내 뜻이 아닌데,

奈我低首入讐家 내아저수입수가

내가 어찌 머리 숙여 원수의 집에 들어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