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四溟大師-일본으로 가다(대마도에 이르다)

-수헌- 2020. 5. 29. 13:42

사명대사(四溟大師)가 부산을 떠나 며칠 만에 대마도에 도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마도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리기 전에 원수의 집이란 것을 생각하고 분한 마음이 일어나 배안에서 시를 읊었다. 또한 대마도에서 치통으로 고생하며 지은 시와 객관에서의 회포를 읊은 시를 보면 사명대사의 고뇌와 고국에 대한 우국충절을 느낄 수 있다.

 

對馬島海岸浦舟中作

대마도해안포주중작

대마도 해안포에서 배안에서 짓다

咄咄書空坐不語 돌돌서공좌불어

허공에 대고(원 수놈 들을) 꾸짖고 말없이 앉았으니

暗風吹雨酒孤舟 암풍취우주고주

외로운 배에 암풍 불고 비를 뿌린다

十年生死關山月 십년생사관산월

생사 십 년에 관산에 달이 뜨니

萬里艱危鬼國秋 만리간위귀국추

만리 위태한 귀신 나라도 가을이로구나

炎海狂濤無日息 염해광도무일식

뜨거운 바다의 거친 물결 쉴 날이 없듯이

病身萍梗幾時休 병신평경기시휴

부평같은 병든 몸은 어느 때나 쉬게 될까

飜思白玉千峯裡 번사백옥천봉리

돌이켜 생각하니 백옥 천 봉우리 속에서

猿鶴爲群得自由 원학위군득자유

원숭이 학과 더불어 마음대로 살 것을

 

在馬島客舘左車第二牙無故酸痛伏枕呻吟

재마도객관좌차제이아무고산통복침신음

대마도 객관에서 왼쪽 둘째 어금니가 무단히 아파 베개에 엎드려 신음하면서

病扃賓館痛生牙 병경빈관통생아

생니를 앓으며 병으로 빈관(賓館) 문을 잠그고

坐算平生百不嘉 좌산평생백불가

가만히 생각하니 평생 백에 하나 잘된 일이 없도다

剃髪作僧長在路 체발작승장재로

머리 깎고 중 되어 언제나 길에만 있었고

留鬚效世且無家 류수효세차무가

수염은 속세를 본받았건만 역시 집은 없도다.

煙霞事業生難熟 연하사업생난숙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일은 아직 서툴고

存省工夫策未加 존성공부책미가

존성(存省) 공부는 채찍질하지 못 했도다

進退兩途俱錯了 진퇴양도구착료

나아가고 물러서는 두 길 모두 그르쳤는데

白頭何事又乘槎 백두하사우승사

어찌하여 흰머리로 또 배를 탔는가

존성(存省) : 조존(操存)성찰(省察)의 준말로, 마음을 보존하고 사욕의 기미를 살피는 것이다. 공자는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없어져 일정한 시간과 방향 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마음이다.〔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라고 하며 마음을 보존하는 공부를 강조했다

 

大馬客胯寫懷 대마객과사회

대마도 객사에서 회포를 쓰다

老去嗟吾不丈夫 노거차오부장부

장부가 못되고 늙은 이몸 탄식하며

恭承朝命遠乘桴 공승조명원승부

삼가 조명을 받아 멀리 바다를 건넜다

折腰暫遂羈糜計 절요잠수기미계

허리를 굽히고 잠간 기미계책을 세웠으나

生聚何年定沼吳 생취하년정소오

언젠가는 군사를 모아 오(일본)를 늪으로 만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