流頭日食水團餠 유두일식수단병 成俔 성현
유두일에 수단병을 먹다
被髮東川事已悠 피발동천사이유
동천에 머리 감던 일은 이미 아득해졌지만
年年佳節是流頭 년년가절시류두
해마다 유두일은 아름다운 명절이라네
紛紛白雪初飛杵 분분백설초비저
절굿공이에 눈 같은 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니
磊磊銀丸忽滿甌 뢰뢰은환홀만구
은색 새알심 무더기가 문득 사발에 가득하네
槐葉冷淘何足比 괴엽랭도하족비
괴엽 냉도를 어찌 이에 비할 수 있으련만
胡麻香餌未爲優 호마향이미위우
향기로운 참깨 음식도 이보다 낫지 못하네
君王深殿迎涼晩 군왕심전영량만
시원한 저녁 깊은 궁궐 임금님을 맞이하는
亦有仙廚此味不 역유선주차미불
대궐의 주방에도 과연 이런 맛이 있을까
※槐葉冷淘(괴엽냉도) : 홰나무 잎의 즙을 밀가루에 섞어서 만든 일종의 냉면을 말한다.
*성현(成俔,1439~1504) : 조선 전기 허백당집, 악학궤범, 용재총화 등을 저술한 학자. 자는 경숙(磬叔), 호는 용재(慵齋) 부휴자(浮休子) 허백당(虛白堂) 국오(菊塢) 시호는 문대(文戴)이다.
流頭日題 六月十五日也 國俗作水團相餉 申欽
유두일제 유월십오일야 국속작수단상향 신흠
유두일에 짓다. 유월 십오일인데 우리나라 풍속에 이날 수단을 만들어 서로 나눠 먹는다.
佳節流頭日 가절유두일
좋은 명절 유두일이 되니
荒村放逐臣 황촌방축신
쓸쓸한 마을로 쫓겨난 신하는
水團遵土俗 수단준토속
토속을 따라서 수단을 먹고
松餠餽鄕鄰 송병궤향린
송편 빚어 이웃에 보내는구나
遲暮堪爲客 지모감위객
노경에 어쩌다 나그네가 되어
支離媿有身 지리괴유신
흩어져 있는 이 몸 부끄럽구나
重華不可問 중화불가문
중화에게 물어볼 수가 없어
獨立大江濱 독립대강빈
큰 강기슭에 홀로 서 있구나
※水團(수단) : 유두일에 만들어 먹는 음식. 햇보리를 삶아 녹말을 묻혀 끓는 물에 데치거나, 흰떡을 잘게 썰어서 둥글게 빚어 꿀물에 넣고 실백을 띄운다.
※重華(중화) : 순임금의 이름. 곧 성군(聖君)을 뜻함.
*申欽(신흠,1566~1628) : 조선시대 예조참판, 자헌대부,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경숙(敬叔), 호는 상촌(象村) 현헌(玄軒) 현옹(玄翁) 방옹(放翁).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伏日 (복일) - 尹愭 (윤기) (0) | 2022.07.12 |
---|---|
流頭日(유두일) - 徐居正 (0) | 2022.07.11 |
流頭日(유두일) - 李奎報 (이규보) (0) | 2022.07.07 |
長霖 (장마) - 蔡濟恭 (채제공) (0) | 2022.07.02 |
草堂雨中睡 - 李奎報 (0) | 2022.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