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秋日 가을날

-수헌- 2021. 9. 29. 16:24

蒼軒秋日 창헌추일   范慶文 범경문

창헌에서의 가을날

 

歸雲映夕塘 귀운영석당

돌아가는 구름 저녁 못에 비치고

落照飜秋木 락조번추목

저녁노을은 가을 나무에 걸렸네

開戶對靑山 개호대청산

문을 열면 푸른 산이 마주하니

悠然太古色 유연태고색

여유로운 모습은 옛날 그대로일세

 

※范慶文(범경문, 1738~1800) :  조선 후기 시인으로 자는 유문(孺文), 호는 검암(儉巖)이다. 중인 출신으로 가계와 생애는 전하지 않는다.

 

秋日田園 추일전원   李書九 이서구

가을날 전원에서

 

柴門新拓數弓荒 시문신척수궁황

사립 문밖 묵은 밭 새로 일구니

眞是終南舊草堂 진시종남구초당

이곳이 바로 종남산 옛 초당일세

 

藜杖閒聽田水響 려장한청전수향

지팡이 짚고 한가히 밭의 물소리 듣고

筍輿時過稻花香 순여시과도화향

가마 타고 지날 때 벼꽃 향기 나네

 

魚梁夜火歸寒雨 어량야화귀한우

찬비내리니 고기 잡던 횃불 돌아오고

蟹窟秋煙拾早霜 해굴추연습조상

게 굴의 가을 안개 벌써 서리로 변하네

 

始信鄕園風味好 시신향원풍미호

시골 사는 재미 좋은 걸 알게 되었으니

百年吾欲老耕桑 백년오욕노경상

밭 갈고 누에 치며 백 년을 늙고 싶네

 

※李書九 (이서구, 1754~1825) : 조선 후기의 문신. 자는 낙서(洛瑞), 호는 척재(惕齋), 강산(薑山), 소완정(素玩亭), 석모산인(席帽山人). 시에 능해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와 함께 4가시인(四家詩人)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秋砧 추침    丁學淵 정학연

가을 다듬이 소리

 

百濟城高一雁飛(백제성고일안비

백제성 위로 외기러기 높이 나는데

憶郞秋夜減腰圍(억랑추야감요위

가을밤 임 그리워 가는허리 더 줄었네

西關北塞無征戌(서관북새무정술

서북 변방에 수자리 간 님 소식도 없고

只是忠州敲客衣(지시충주고객의

다만 충주에서 손님 옷만 다듬질하네

 

※丁學淵( 정학연, 1783~1859) 호는 유산(酉山).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아들로 시인이자 의사이다. 만년에 벼슬길이 열려 감역(監役)·주부(主簿)에 제수되었다.

 

 

秋懷 추회 李采 이채

가을에 느끼는 생각

 

秋來病起減腰圍 추래병기감요위

가을이 되니 병든 몸이 여위어 가는데

倦枕看山繞翠微 권침간산요취미

베개 베고 산을 보니 푸른빛이 희미하네

黃葉村深人不到 황엽촌심인불도

마을에 누런 잎 짙은데 사람도 오지 않고

雀羅終日掩柴扉 작라종일엄시비

사립 위에 새 그물만 종일토록 쳐 놓았네

 

※李采(이채,1745~1820)는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자는 계량(季良), 호는 화천(華泉)이다. 1774년(영조 50) 사마시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었으며, 호조참판, 한성 좌우 윤, 동지중추부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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