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秋夕 - 三峰 鄭道傳

-수헌- 2021. 9. 20. 11:59

秋夕 추석    三峰 鄭道傳 삼봉 정도전

팔월 한가위

 

歲歲仲秋月 세세중추월

해마다 한가위에 달이 뜨지만

今宵最可憐 금소최가련

오늘 밤 달이 가장 아름답구나

 

一天風露寂 일천풍로적

바람도 이슬도 고요한 하늘에

萬里海山連 만리해산연

만 리밖 산과 바다가 이어졌네

 

故鄕應同見 고향응동견

고향에서도 으레 같이 보리니

渾家想未眠 혼가상미면

온통 집 생각에 잠 못 이루네

 

誰知相憶意 수지상억의

서로 그리는 마음 그 누가 알리

兩地客茫然 양지객망연

나그네에게 양쪽이 까마득하네

 

 

中秋歌 乙卯 중추가 을묘    三峰 鄭道傳 삼봉 정도전

한가위 노래 을묘년

 

去年中秋玩月時 거년중추완월시

지난해 한가위에 달구경 할 때는

歌舞縱謔開華筵 가무종학개화연

잔치 벌여 노래하고 춤추며 즐겼었지

 

高堂簾卷夜如晝 고당렴권야여주

고당에 발 걷으니 밤이 낮인 듯하고

淸光凝座羅神仙 청광응좌라신선

맑은 빛 엉기어 신선처럼 벌려 앉아

 

醉中呼月作金盆 취중호월작금분

취중에 달을 불러 금분을 만들고서

玉壺美酒詩百篇 옥호미주시백편

옥병의 좋은 술에 시 백 편을 지었네

 

今年遠謫會津縣 금년원적회진현

금년에는 멀리 회진현에 귀양 와서

竹籬茅屋荒山前 죽리모옥황산전

황산 앞 대 울타리 초가집에 있네

 

秋風颼颼動林莽 추풍수수동림망

가을바람 소리에 숲 덤불이 흔들리니

物象蕭條何悄然 물상소조하초연

만물이 스산하여 어찌 이리 서글픈가

 

是時對月倍怊悵 시시대월배초창

이때에 달을 보니 갑절로 슬프구나

回首舊遊散如煙 회수구유산여연

돌아보니 옛 친구들 연기처럼 흩어졌네

 

此身由來非異身 차신유래비이신

이 몸이 본래대로 다른 몸 아니듯이

今年明月似前年 금년명월사전년

올해의 밝은 달도 지난해 그 달일세

 

自是人情有異感 자시인정유이감

인정이 스스로 다른 느낌 있는 거지

造物賦與原非偏 조물부여원비편

조물주는 본시 치우치지 않게 부여했네

 

爲問明月之所照 위문명월지소조

묻노니 밝은 달이 비추는 곳에

幾人歡樂幾人悲 기인환악기인비

즐거운 사람 몇이고 슬픈 사람 몇이더냐

 

明年見月又何處 명년견월우하처

명년에는 어느 곳에서 또 달을 보게 될지

歡歟悲歟未可知 환여비여미가지

즐거울지 슬플지 알 수가 없네

 

明月無言夜將半 명월무언야장반

밝은 달 말 없는데 밤은 반이 지나려 하고

獨立蒼茫歌怨詩 독립창망가원시

망연히 홀로 서서 한탄하는 시 노래하네

 

※金盆(금분) : 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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