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秋日 추일 - 徐居正 서거정 외

-수헌- 2021. 10. 2. 20:39

秋日 추일   徐居正 서거정

가을 햇살

 

茅齋連竹逕 모재연죽경

초가집은 대나무 오솔길로 이어졌고

秋日艶晴暉 추일염청휘

가을 햇살은 맑고 곱게 빛나네

果熟擎枝重 과숙경지중

과일이 익으니 떠받친 가지 무겁고

瓜寒著蔓稀 과한저만희

넝쿨에 드물게 달린 오이는 차갑네

遊蜂飛不定 유봉비부정

벌들은 이리저리 떠돌아 날아다니고

閑鴨睡相依 한압수상의

오리는 서로 의지해 한가로이 자는구나

頗識身心靜 파식신심정

몸과 마음 편안해짐을 충분히 알게 되니

棲遲願不違 서지원불위

느긋하게 살고 싶은 마음 틀리지 않았네

 

 

秋日 추일   權遇 권우

가을날

 

竹分翠影侵書榻 죽분취영침서탑

푸른 대 그림자 책상 위에 스며들고

菊送淸香滿客衣 국송청향만객의

국화는 맑은 향 가득 나그네 옷에 보내네

落葉亦能生氣勢 낙엽역능생기세

낙엽 또한 힘찬 기운이 생겨나는지

一庭風雨自飛飛 일정풍우자비비

뜰에 부는 비바람에 절로 날아다니네

 

※權遇(권우,1363~1419) : 조선 전기의 문신. 학자로서 초명(初名)은 권원(權遠), 字는 중려(仲慮) 여보(慮甫)이며 號는 매헌(梅軒)이다. 원주목사, 예문관제학, 세자빈객 등을 역임했으며, 文集으로는 매헌집(梅軒集) 6권이 있다.

 

 

秋日 추일   牧隱 李穡 목은 이색

가을날

 

曉上高樓獨自憑 효상고루독자빙

이른 새벽 높은 누각에 올라 홀로 서니

白雲靑嶂共層層 백운청장공층층

흰 구름과 푸른 산 모두 층층이 겹쳤네

一庭雨遇苔逾長 일정우우태유장

뜰에 비 내리니 이끼는 더욱 자라나고

萬里天晴日又昇 만리천청일우승

만 리 하늘 개이니 해가 또 떠오르네

膽氣崢嶸身老大 담기쟁영신노대

담과 기백은 높은데 몸은 너무 늙어서

顔客枯槁鬂鬅鬠 안객고고빈붕괄

얼굴은 마르고 귀밑머리 엉성해져 묶었네

乾坤幾度秋風起 건곤기도추풍기

가을바람에 천지는 몇 번이나 바뀌었나

回首江東憶季鷹 회수강동억계응

강동으로 머리 돌리니 계응이 생각나네

 

※季鷹(계응): 진(晉) 나라 때 사람 장한(張翰)의 자이다. 장한이 일찍이 낙양(洛陽)에 들어가 대사마동조연(大司馬東曹掾)이라는 벼슬을 지내다가, 가을바람이 일어나자, 고향 오중(吳中)의 고채(菰菜)와 농어(鱸魚)가 생각나서 “인생은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게 중요한데, 어찌 수 천리 밖에서 벼슬에 얽매일 수 있겠느냐.”라 하고는, 즉시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秋日 추일 白居易 백거이

가을날

 

池殘寥落水 지잔요낙수

연못에 남은 물 쓸쓸히 흘러내리고

窗下悠揚日 창하유양일

멀리 해가 솟아오르는 창문 아래

嫋嫋秋風多 요요추풍다

때마침 산들산들 가을바람 불어오고

槐花半成實 괴화반성실

홰나무 꽃은 열매를 반쯤 맺었네

下有獨立人 하유독립인

꽃나무 아래에 홀로 있는 사람은

年來四十一 년래사십일

나이가 마흔한 살이 되어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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