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暮吟 세모음 尹愭 윤기
歲暮北風刮膚剛 세모북풍괄부강
세모에 매섭게 살을 에는 북풍이 불고
仰視天色寒靑蒼 앙시천색한청창
하늘색을 바라보니 시리도록 새파랗네
殘司鎖直如龜縮 잔사쇄직여귀축
거북처럼 움츠리고 관아에서 숙직하니
但聞羣雀噪空廊 단문군작조공랑
다만 빈 행랑에 참새들 소리만 들리네
我家西城作寄公 아가서성작기공
내 집은 도성 서쪽 성곽에 붙어 있는데
縱沾寸祿猶遑遑 종첨촌록유황황
쥐꼬리 녹봉 받아봤자 오히려 쪼들리고
兒孫啼號婦無褌 아손제호부무곤
아이들 울어대고 아내는 속바지도 없고
默念四壁堆氷霜 묵념사벽퇴빙상
성에 낀 네 벽 안에서 조용히 생각하네
同僚自是內閣選 동료자시내각선
동료들은 당연히 내각에 선발된 뒤로는
騰踏不顧如飛黃 등답불고여비황
뒤돌아보지 않고 비황처럼 달려 나가네
有時法駕百官隨 유시법가백관수
어가가 거둥할 때면 백관들이 수행하고
右位取便來相搶 우위취편래상창
고관들은 총애받기 위해 자리를 다투네
寺吏奔走要暫避 사리분주요잠피
아전들 바삐 오갈 땐 피해 주어야 하고
齋宿還借下隷房 재숙환차하례방
재숙할 때엔 오히려 하인들 방을 빌리네
東家貰馬西家服 동가세마서가복
여기저기서 말 빌리고 옷도 빌려야 하니
或恐生事通宵忙 혹공생사통소망
행여 두려운 일 생길까 밤새 초조해하네
明日還復持被入 명일환부지피입
이튿날엔 다시 이불을 가지고 입직하여
朝暮傳餐多嗟傷 조모전찬다차상
아침저녁 날라 먹느라 많이 마음 아팠네
人生須趁少年貴 인생수진소년귀
인생은 젊을 때부터 귀함을 좇아야 하니
莫作老來空郞當 막작노래공랑당
늙어가면서 부질없이 낭당하지 말지어다
※飛黃(비황) : 비황(飛黃)은 전설 속의 신마(神馬)인 승황(乘黃)를 가리킨다. 비황이 빠르게 달려 나가는 것은 지위가 빠르게 높아지거나 신분이 귀하게 됨을 비유한다.
※齋宿還借下隷房(재숙환차하례방) : 재숙(齋宿)은 임금이 나라의 제사를 지낼 때, 전날 밤에 재궁(齋宮)에 나와 묵으면서 재계(齋戒)하던 일을 말한다. 임금이 재숙(齋宿)할 때는 방이 없어 관원들이 하인들의 방을 빌려서 잔다는 뜻이다. 말직의 고단함을 한탄하는 말이다.
※朝暮傳餐(조모전찬) : 바빠서 느긋하게 식사할 때가 없었다는 말이다. 수 문제(隋文帝)가 5품 이상의 관원을 인견(引見)하여 정사를 논하기 시작하면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질 때까지 계속하곤 하였으므로, 숙위(宿衛)하는 사람들이 식사를 날라다 먹었다〔傳餐而食〕고 한다. 여기서는 하급 관리이기 때문에 세끼 식사조차 편안히 먹지 못함을 비유하였다.
※郞當(낭당) : 죄인을 묶는 쇠사슬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자기 논리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한 채 빠져나오지 못하는 자승자박의 상태를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낭당(鋃鐺)’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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