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嘉平館 逢立春 (가평관 봉입춘) - 許筠 (허균)

-수헌- 2026. 1. 31. 12:55

嘉平館 逢立春   가평관 봉입춘     許筠   허균 

가평관에서 입춘을 맞이하다

 

瑞光隨斗已東旋 서광수두이동선

서광이 북두성을 따라 동쪽으로 돌아들어

佳氣蔥蔥遍八埏 가기총총편팔연

좋은 기운이 온 세상에 총총하게 펼쳤구나

東海息波兵已偃 동해식파병이언

동해에 파도가 자고 전쟁도 이미 끝났으니

爲君王頌屢豐年 위군왕송누풍년

군왕을 위하여 자주 풍년가를 불러야겠네

淺斟瓊瓚勸黃流 천짐경찬권황류

옥 잔에다 술을 따라 황류주를 권하는데

拂曉眉山彩已浮 불효미산채이부

동이 틀 무렵 아미산에 채색이 떠오르네

剪挿合歡羅勝子 전삽합환라승자

비단 채승을 잘라서 꽂고 모여서 즐기니

却敎春意上釵頭 각교춘의상채두

봄의 기운이 어느덧 비녀 위까지 왔구나

<洪老云 江西自穠 絶勝於晩李時 홍로운 강서자농 절승어만이시

홍옹(洪翁)은 말하기를 “강서(江西)는 스스로 곱고 뛰어나 만당(晩唐) 이상은(李商隱) 때보다 도리어 낫다.” 하였다.>

 

※八埏(팔연) : 팔방의 아주 먼 땅. 온 세상.

※黃流(황류) : 황류주(黃流酒)를 말하며, 제사 강신(降神) 때 쓰던 향기로운 술이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록(旱麓)에 ‘저 진밀한 옥찬에 누른 술이 들어 있도다. [瑟彼玉瓚 黃流在中]’ 하였다. 그 역주(譯註)에서 ‘황류(黃流)는 울창주(鬱鬯酒)이니 검은 기장을 빚어 술을 만들고 울금초를 다져 넣어 끓여 조화시켜 꽃다운 향기가 뻗어 나가서 규찬(圭瓚)으로 술을 떠서 강신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羅勝子(나승자) : 입춘 날이 되면 오색 종이나 비단을 잘라 자그마한 깃발이나 제비, 나비, 금전(金錢) 등의 형상을 만들어 머리에 꽂는 장식인 채승(綵勝)을 말한다. 입춘 날에 삼성(三省)의 관원들에게 하사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