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冬夜 (동야) - 李敏求 (이민구)

-수헌- 2026. 2. 9. 15:26

冬夜 동야 李敏求 이민구

겨울밤에

 

虛襟雪牖對書淸 허금설유대서청

눈 내린 맑은 창가 마음 비우고 책 읽는데

照壁凝缸入夜明 조벽응항입야명

벽을 비추는 찬 등불도 밤 되니 밝아지네

雲泛天河餘北斗 운범천하여북두

구름 위에 뜬 은하에는 북두성만 남았는데

月寒街鼓改三更 월한가고개삼경

가고는 삼경을 알리는데 달빛은 차갑구나

乾坤莽莽人空老 건곤망망인공로

아득한 천지에 사람은 부질없이 늙어가도

溟海茫茫雁不征 명해망망안부정

망망한 바다에 기러기는 오지 않는구나

誰忍此懷當歲暮 수인차회당세모

세모가 되니 이런 심정 그 누가 견딜까

九歌吟竟四愁成 구가음경사수성

구가를 읊고 나니 네 가지 시름 일어나네

 

※街鼓(가고) : 밤의 시간을 알리기 위해 거리에 설치한 북. 밤을 오경(五更)으로 나누어 매 경마다 한 번씩 북을 쳤다.

※雁不征(안부정) : 소식을 전하는 편지 한 통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漢) 나라 때 소무(蘇武)가 흉노(匈奴)에 사신으로 갔다가 그곳에 억류되어 있을 때, 비단에 쓴 편지를 기러기의 발에 묶어 상림원(上林苑)으로 날려 보내 무제(武帝)에게 소식을 전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기러기는 편지를 전하는 수단의 의미로 쓰인다.

※九歌吟竟四愁成(구가음경사수성) : 우수(憂愁)와 번민(煩悶)이 끊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구가(九歌)는 초나라 지방의 무속 제의(祭儀)에서 불리던 여러 신을 위한 노래를 굴원이 문학적으로 재창조한 것이고, 사수(四愁)는 네 가지 시름이라는 말인데, 후한(後漢) 때의 문인 장형(張衡)이 하간왕(河間王)의 상(相)으로 있을 때, 하간왕이 교만하고 사치하여 법도를 준행하지 않는 데다 시국도 몹시 불안함을 근심한 나머지 4장(章)으로 된 사수시(四愁詩)를 지어서 스스로 우수 번민의 정을 토로했던 데서 온 말이다.

 

*이민구(李敏求, 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 또는 관해(觀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