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59

贈白蓮寺和尙 (증백련사화상) - 泗溟大師 (사명대사)

贈白蓮寺和尙 증백련사화상 泗溟大師 사명대사 백련사 스님에게 佳節年年客中過 가절년년객중과 해마다 좋은 철을 나그네로 떠돌면서 故山花謠夢携筇 고산화요몽휴공 꿈속에 지팡이 짚고 고향 노래 부르네 會遊到處有芳草 회유도처유방초 모여 놀던 곳곳에 풀 향기 가득했지만 此日來時迷舊蹤 차일래시미구종 이제야 오니 옛 자취를 찾을 수 없네 塞上羈愁猶亂緖 새상기수유란서 변방에 메인 시름 지금도 어지러운데 鏡中衰鬢匕成蓮 경중쇠빈비성련 거울 속 귀밑털 쇠어서 연밥이 되었네 天涯迢遆不歸去 천애초체불귀거 하늘 끝이 아득히 멀어 돌아가지 못하고 坐聽白蓮精舍鐘 좌청백련정사종 앉아서 백련정사의 종소리를 듣는구나 贈白蓮僧二 증백련승이 四溟大師 사명대사 백련암 스님에게 2수 秋深南渡下黃葉 추심남도하황엽 가을 깊어 남으로 내려가니 낙엽이 지고..

途中遇贊師 (도중우찬사)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途中遇贊師 도중우찬사 길에서 찬사를 만나다 班荊列坐黃芽地 반형렬좌황아지 우연히 벗을 만나 풀밭에 둘러앉으니 要緊天風酒一杯 요긴천풍주일배 바람도 맑은데 술 한 잔이 요긴하네 飲罷遙看歸去路 음파요간귀거로 술 마신 뒤 멀리 돌아갈 길 바라보니 青山如待主人廻 청산여대주인회 청산이 주인 오기를 기다리는 듯하네 ※班荊(반형) : 옛 친구를 만난 기쁨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춘추시대 초(楚) 나라 오거(伍擧)가 채(蔡) 나라 성자(聲子)와 세교(世交)를 맺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우연히 정(鄭) 나라 교외에서 만나 형초(荊草)를 자리에 깔고 앉아서 [班荊] 옛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鳴沙行 명사행 명사를 가면서 細雨鳴沙三月時 세우명사삼월시 때는 삼월인데 명사에 부슬비가 오고 杏花零落客思歸 행화영락..

宿般若寺 (숙반야사)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宿般若寺 숙반야사 반야사에서 머물면서 古寺秋晴艾葉多 고사추청애엽다 맑은 가을 오래된 절에 누런 잎이 많아지고 月臨青壁散棲鴉 월림청벽산서아 푸른 벽에 달이 비치니 까마귀가 흩어지네 澄湖煙盡海如練 징호연진해여련 안개가 걷힌 맑은 호수는 비단처럼 넓은데 夜半寒鍾落玉波 야반한종락옥파 한밤중 찬 종소리 옥 같은 물결에 떨어지네 秘仙亭夕望 비선정석망 비선정의 저녁을 바라보다 青海東瞻水接天 청해동첨수접천 청해의 동쪽 바라보니 물이 하늘에 닿았고 微茫煙浪泛漁船 미망연랑범어선 안개가 자욱한 물결 위에 고깃배가 떠있네 風驅去向輕鷗外 풍구거향경구외 바람이 갈매기를 가볍게 밖으로 몰아가서 夜泊扶桑何處邊 야박부상하처변 이 밤은 어디 있는 부상 근처에 배를 댈까 登元曉臺 등원효대 원효대에 올라 天作高臺有物初 천작고대유물초 하늘이..

癸未秋關西途中 (계미추관서도중) - 四溟大師 (사명대사)

癸未秋關西途中 계미추관서도중 계미년 가을에 관서로 가면서 黄雲塞下本無春 황운새하본무춘 누런 구름 낀 변방에는 본래 봄이 없으니 桃柳應知別處新 도류응지별처신 복숭아와 버들은 응당 다른데서 새로 피겠지 雙鯉不來花又落 쌍리불래화우락 편지는 오지 않고 꽃은 또다시 떨어지니 春山回首泣孤臣 춘산회수읍고신 외로운 신하 봄 산에서 머리 돌리고 우네 黃葉蕭蕭廣凌道 황엽소소광능도 광릉 가는 길에 쓸쓸히 떨어진 낙엽이 夜來風雨滿江津 야래풍우만강진 밤새 내린 비바람에 강나루에 가득 찼네 孤舟獨繫西湖柳 고주독계서호류 외로운 배를 서호의 버들에 홀로 매고 泣向關山憶遠人 읍향관산억원인 멀리 있는 사람 생각에 관산 향해 우네 塞外孤臣夢裡逢 새외고신몽리봉 변방 밖의 외로운 신하를 꿈속에 만나서 同遊澤畔語從容 동유택반어종용 못가에서 함..

送坰長老還西山 (송형장로환서산) - 四溟大師 (사명대사)

送坰長老還西山 송형장로환서산 四溟大師 사명대사 서산으로 돌아가는 형장로를 보내면서 西山曾入室 서산증입실 일찍이 서산에서 입실하였는데 又作南游志 우작남유지 또 남쪽을 유람할 뜻을 세웠네 長白與蓬萊 장백여봉래 봉래산과 더불어 장백산에서 相隨唯杖子 상수유장자 오직 지팡이 짚고 서로 따랐네 春游太白高 춘유태백고 봄에는 높은 태백산을 유람하고 秋過新羅市 추과신라시 가을에는 신라 도읍을 지났네 東登鷲嶺峯 동등취령봉 동으로는 취령봉에 올라서 頂禮黃金骨 정례황금골 황금골에 공경하게 예를 올리고 西入楚山雲 서입초산운 서로는 초산의 구름 속에 들어가서 更翫鐘陵月 경완종릉월 다시 종릉의 보름달을 갖고 노네 拂衣懷舊棲 불의회구서 옛날 살던 곳 생각이 나 옷을 떨치고 直向香爐雪 직향향로설 곧바로 향로봉 눈 속으로 향하네 回望兩..

己丑橫罹逆獄 (기축횡리역옥)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己丑年(기축년;1589년, 선조 22)에 정여립(鄭汝立)이 왕위에 오른다는 역모(逆謀)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역모에 가담한 무업(無業)이라는 요승이 서산대사(西山大師)와 사명대사(四溟大師)가 자신과 함께 역모에 가담하였다고 주장하여 강릉부에 투옥되었다가 강릉부 선비들의 상소로 풀려난 사건이 있었다. 이때 사명대사가 강릉부에서 석방되고 지은 시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己丑橫罹逆獄 기축횡리역옥 四溟大師 기축년 뜻밖의 재앙으로 옥에 갇히다 娥媚山頂鹿 아연산정록 아미산 위에 살던 사슴이 擒下就轅門 금하취원문 사로 잡혀 원문에 내려왔네 解綱放還去 해강방환거 그물이 풀려 놓여 돌아오니 千山萬樹雲 천산만수운 천산만수에 구름이 끼었네 ※橫罹(횡리) : 뜻밖의 재앙을 당하다. 서산대사(西山大師)가 역모에 연루된 것..

出峽憩江花石 (출협게강화석)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出峽憩江花石 출협게강화석 협곡에 나가 강화석에서 쉬다 横塘石路日初斜 횡당석로일초사 못을 가로지른 돌길에 해 저물려 하는데 春水微茫生綠波 춘수미망생록파 봄은 아직 멀었는데 물에 푸른 물결 이네 回指金仙是何處 회지금선시하처 부처님 어디 계신지를 돌아보며 가리키니 碧峯千疊五雲多 벽봉천첩오운다 천 겹 푸른 봉우리에 오색구름 자욱하네 ※金仙(금선) : 금빛 신선이라는 뜻으로, 부처님을 달리 이르는 말. 淸平寺西洞 청평사 서동 청평사 서쪽 골짜기 華表鶴廻天路遠 화표학회천로원 머나먼 하늘 길 돌아 화표에 돌아왔는데 青山如昨客初歸 청산여작객초귀 나그네 이제 돌아와도 청산은 어제 같네 清流白石照明月 청류백석조명월 맑게 흐르는 시내 흰 돌에 밝은 달 비치어 一夜空攀青桂枝 일야공반청계지 하룻밤 쓸쓸히 벽계수 가지를 휘여 잡..

降仙亭 (강선정) - 四溟大師 (사명대사)

降仙亭 강선정 江源西出峽門開 강원서출협문개 강은 서쪽으로 흘러가 골짜기 입구로 통하고 千樹村邊斷岸廻 천수촌변단안회 나무 우거진 마을 주위에 낭떠러지가 둘렀네 中有高臺三百尺 중유고대삼백척 그 가운데 삼백 척의 높은 대가 있어서 月明時見羽人來 월명시견우인래 달 밝을 때 내려오는 신선을 볼 수 있네 題降仙亭 1 제강선정 1 강선정에서 짓다 三峽客歸去 삼협객귀거 세 골짝으로 나그네 돌아가니 龍臺生遠愁 용대생원수 용대에는 깊은 시름 생기네 靑山雲色暮 청산운색모 저무는 청산에 구름이 곱고 丹穴水聲幽 단혈수성유 단혈에서는 물소리 그윽하네 ※丹穴(단혈) : 산해경(山海經) 남산경(南山經)에 나오는 산 이름으로, 단사(丹砂)가 나오는 구멍이 있으며 금과 옥이 널려있고 오색무늬의 봉황새가 산다 한다. 題降仙亭 2 제강선정..

桐華寺上房聞分夜鐘 (동화사상방문분야종) 外

桐華寺上房聞分夜鐘 동화사상방문분야종 동화사 스님방에서 흩어지는 밤의 종소리를 듣고 中虛外厚形圓直 중허외후형원직 둥근 모양에 바깥은 두텁고 속은 비어서 隨扣而嗚歲月深 수구이오세월심 오랜 세월 지나면서 치는 대로 우는구나 夢裡初驚聞虎嘯 몽리초경문호소 꿈속에서 처음 들으면 범이 우는 듯하고 醒時更覺聽龍吟 성시경각청룡음 깨어서 다시 들으니 용이 노래하는구나 曾爲靈隱黄昏響 증위령은황혼향 일찍이 영은사에서는 황혼에 올리더니 又作寒山半夜音 우작한산반야음 또 한산사에서는 한밤중에 소리를 내네 幾度令人發深省 기도령인발심성 몇 번이나 사람 마음을 깨우치게 했는지 至今風颺振幽林 지금풍양진유림 지금도 바람에 날려 그윽한 숲에 떨치네 福州西原寺 복주 서원사 前朝郭外寺 전조곽외사 성 밖에 있는 전 왕조의 절은 零落對長河 영락대장..

泊岳陽江口 (박악양강구)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泊岳陽江口 訪孤雲舊跡 박악양강구 방고운구적 악양강 어구에 배를 대고 고운의 옛 자취를 찾다 孤舟曉發昆陽城 고주효발곤양성 배 한 척 홀로 새벽에 곤양성을 떠나서 暮泊岳陽樓下石 모박악양루하석 해 저물어 악양루 아래 바위에 대었네 金箱何處青桂深 금상하처청계심 청계 향 짙은 어느 곳에 금상이 있는지 飛來飛去鶴一隻 비래비거학일척 학 한 마리 오락가락 날아다니는구나 黄昏爨火乞漁村 황혼찬화걸어촌 황혼에 어촌에서 불을 구해 밥을 짓고 入夜汀洲燃楚竹 입야정주연초죽 밤들어 물가에서 갈대로 불을 피웠네 平明起望毘盧峯 평명기망비로봉 날이 밝아 일어나 비로봉을 바라보니 雲盡東南天一色 운진동남천일색 구름 다 걷힌 동남 하늘이 한 빛이구나 ※青桂(청계) : 청계향(靑桂香). 침향(沈香)을 만드는 향나무에서 추출되는 향 이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