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寄春州刺史 (기춘주자사)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수헌- 2023. 10. 28. 11:51

寄春州刺史   기춘주자사  

춘주자사에게

 

遙望春城雁不來 요망춘성안불래

멀리 춘성 바라봐도 소식 오지 않아

幾番風雨暗書灰 기번풍우암서회

몇 번의 풍우에 몰래 책을 태웠나

只今獨坐舡潭上 지금독좌강담상

이제 물가의 배 위에 홀로 앉으니

空憶當時勸酒杯 공억당시권주배

술 권하던 그때가 공연히 생각나네

 

 

新寧途中 簡寄海公上方   신녕도중 간기해공상방 

신녕 가는 길에 해공의 상방에 부치다

 

東飄西轉十年霜 동표서전십년상

십 년 풍상을 동서로 떠돌아다녔으니

零落麻衣秋恨長 영락마의추한장

떨어진 삼베옷에 가을의 한이 깊구나

仍憶故人栖隱處 잉억고인서은처

옛 친구가 숨어 살 곳을 생각하며

上方清夜坐燒香 상방청야좌소향

맑은 밤에 상방에 앉아 향을 사르네

 

※上方(상방) : 사찰의 주지가 거처하는 곳으로 보통 사찰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過咸陽   과함양  

함양을 지나며

 

眼中如昨舊山河 안중여작구산하

옛 산하는 어제처럼 눈에 들어오는데

蔓草寒煙不見家 만초한연불견가

넝쿨 풀 찬 안개에 집은 보이지 않네

立馬早霜城下路 입마조상성하로

서리 내린 새벽 성 아랫길에 말 세우니

凍雲枯木有啼鴉 동운고목유제아

찬 구름 덮인 고목에 까마귀 울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