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泉館夜聽秋蟲 용천관야청추충
용천관의 밤에 가을벌레 소리를 들으며
東飄西轉役形骸 동표서전역형해
동서로 떠돌아다니는 몸이 고생하다
萬事廻看只噬臍 만사회간지서제
만사를 돌이켜 보고 뉘우칠 뿐이네
鏡裏鬂絲着白雪 경리빈사착백설
거울 속 귀밑털은 흰 눈처럼 붙었고
驛樓今又聽莎鷄 역루금우청사계
역루에서 이제 또 귀뚜라미 소리 듣네
※噬臍(서제) :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이 그릇된 뒤에는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비유한 말.
東林寺秋夕夜坐 동림사추석야좌
동림사의 추석날 밤에 앉아
東林月出白猿啼 동림월출백원제
동림사에 달 떠오르니 흰 원숭이가 울고
丹桂清霜夜色凄 단계청상야색처
단계에 맑은 서리 내려 밤빛이 쓸쓸하네
獨倚香臺鐘鼓靜 독의향대종고정
홀로 종과 북소리 맑은 향대에 기대서니
天風吹葉見禽棲 천풍취엽견금서
나뭇잎에 바람이 불어 깃든 새가 보이네
※丹桂(단계) : 달 가운데 계수나무가 있다는 전설로 인하여 달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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