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龍泉館夜聽秋蟲 (용천관야청추충)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수헌- 2023. 10. 1. 19:00

龍泉館夜聽秋蟲   용천관야청추충 

용천관의 밤에 가을벌레 소리를 들으며

 

東飄西轉役形骸 동표서전역형해

동서로 떠돌아다니는 몸이 고생하다

萬事廻看只噬臍 만사회간지서제

만사를 돌이켜 보고 뉘우칠 뿐이네

鏡裏鬂絲着白雪 경리빈사착백설

거울 속 귀밑털은 흰 눈처럼 붙었고

驛樓今又聽莎鷄 역루금우청사계

역루에서 이제 또 귀뚜라미 소리 듣네

 

※噬臍(서제) :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이 그릇된 뒤에는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비유한 말.

 

 

東林寺秋夕夜坐   동림사추석야좌 

동림사의 추석날 밤에 앉아

 

東林月出白猿啼 동림월출백원제

동림사에 달 떠오르니 흰 원숭이가 울고

丹桂清霜夜色凄 단계청상야색처

단계에 맑은 서리 내려 밤빛이 쓸쓸하네

獨倚香臺鐘鼓靜 독의향대종고정

홀로 종과 북소리 맑은 향대에 기대서니

天風吹葉見禽棲 천풍취엽견금서

나뭇잎에 바람이 불어 깃든 새가 보이네

 

※丹桂(단계) : 달 가운데 계수나무가 있다는 전설로 인하여 달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