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居書事 촌거서사 成運 성운
시골집에 살 때의 일을 쓰다
窄窄低低築小堂 착착저저축소당
좁고도 나지막한 작은 집을 지었더니
庭松籬竹翠成行 정송리죽취성행
뜰에는 솔 울타리와 푸른 대가 늘어섰네
溪心得雨魚魚喜 계심득우어어희
비 내리니 시내 가운데 고기들 기뻐하고
屋角銜泥燕燕忙 옥각함니연연망
처마 끝에는 진흙 문 제비들이 바쁘구나
新服稱身雙袖短 신복칭신쌍수단
새 옷이 몸에 꼭 맞아도 양 소매가 짧고
古琴便手七絃長 고금변수칠현장
옛 거문고 손에 익어도 일곱 줄이 길구나
十年嘗盡山中藥 십년상진산중약
십 년 동안 산속의 약초 모두 맛보았으니
客至時聞口齒香 객지시문구치향
손님이 오면 때로 내 입속의 향기 맡으리
※稱身(칭신) : 의복 따위가 몸에 맞다.
村居偶吟 촌거우음 成運 성운
시골집에서 우연히 읊다
小雨催寒早 소우최한조
가랑비가 이른 추위를 재촉하더니
琅玕木葉摧 낭간목엽최
대나무와 나무의 잎이 시드는구나
蓬門何用閉 봉문하용폐
초라한 사립문은 닫아서 무엇하리
村客不曾來 촌객부증래
시골이라 손님이 온 적도 없는데
對酒顏先破 대주안선파
술잔 마주하면 얼굴 먼저 펴지고
看山眼忽開 간산안홀개
산을 바라보니 문득 눈이 뜨이네
會心誰作伴 회심수작반
마음을 모아 벗할 이는 누구인가
書籍座邊堆 서적좌변퇴
앉은 자리에 서적만 쌓여 있구나
※琅玕(낭간) : 낭간(琅玕)은 원래 아름다운 옥돌로 푸른 옥돌[靑玉]을 말하는데, 대나무의 푸른 빛깔이 이와 비슷하여 대나무의 이칭으로 쓰인다.
*성운(成運, 1497~1579년) : 조선 전기 대곡집을 저술한 학자. 자는 건숙(健叔), 호는 대곡(大谷). 1531년(중종 26) 진사에 합격하였으나, 성운의 형이 을사사화로 화를 입자 보은 속리산에 은거하고 벼슬에 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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