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次其村居卽景韻 우차기촌거즉경운 尹拯 윤증
또 그 촌거즉경 시에 차운하다
霧捲雞山夏日晴 무권계산하일청
여름날 비 개이고 계산에 안개 걷히니
淸和時節眼偏明 청화시절안편명
맑고 화창한 시절에 시야가 툭 트였네
襲人可愛莊生燕 습인가애장생연
장자는 사람과 친숙한 제비를 좋아했고
知止偏憐孔叟鶯 지지편연공수앵
공자는 그칠 줄 아는 꾀꼬리를 편애했네
萬物靜觀皆得得 만물정관개득득
가만히 만물을 보면 모두 얻을 수 있어
一心安養儘平平 일심안양진평평
마음을 편안히 하니 천하가 태평해지네
自從病後恒多臥 자종병후항다와
병을 앓고 난 후로 누워 있을 때가 많아
分寸工夫愧友生 분촌공부괴우생
공부 등한히 하여 친구들에게 부끄럽네
綠陰芳草滿庭前 녹음방초만정전
앞마당에 가득 녹음과 방초가 우거지니
不覺今年已半年 불각금년이반년
어느새 금년도 절반이 지나가 버렸구나
厭聽流鶯啼欵欵 염청유앵제관관
좋아하는 꾀꼬리 울음소리 실컷 들으며
愛看雛鳥習翩翩 애간추조습편편
새끼 새들 나는 연습 사랑스레 바라보네
外言至處須求己 외언지처수구기
남의 말 들었을 땐 반성부터 해야 하고
人事修時可責天 인사수시가책천
내가 할 일 다한 뒤에 하늘을 탓해야지
珍重莫漫詩句好 진중막만시구호
시구만 좋아하지 말고 진중한 마음으로
夜歸書史晝于田 야귀서사주우전
낮에 밭 갈다 밤에는 돌아와 글을 읽네
※襲人可愛莊生燕(습인가애장생연) : 장생(莊生)은 장자(莊子)를 말한다.
※知止偏憐孔叟鶯(지지편련공수앵) : 공수(孔叟)는 공자(孔子)의 존칭이다. 공자(孔子)는 가르침의 비유로 꾀꼬리를 예로 많이 들었는데, 시경(詩經)에 ‘꾀꼴꾀꼴 우는 꾀꼬리도 우거진 숲에서는 그치네. [緡蠻黃鳥 止于丘隅]’라고 한 것을 공자가 ‘꾀꼬리도 그칠 곳을 아는데 사람이 새만 못해서야 되겠는가. [於止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라고 한 것을 말한다.
*윤증(尹拯, 1629~1714) : 조선 후기 예론에 정통한 예학자이자 성리학자. 자는 자인(子仁), 호는 명재(明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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