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시(田園詩)

田家 (전가) - 曺兢燮 (조긍섭)

-수헌- 2025. 5. 31. 11:09

田家   전가     曺兢燮   조긍섭  

麥芒桑葚暗前村  맥망상심암전촌

보리 이삭과 뽕 열매가 앞마을에 무성하여

最愛田家樂事存  최애전가낙사존

농가에 즐거운 일이 있어 가장 사랑스럽네

日暖縱橫散鷄犬  일난종횡산계견

날이 따뜻해 개와 닭을 종횡으로 풀어놓고

夜深喧聒聽兒孫  야심훤괄청아손

밤이 깊도록 떠들썩한 아이들 소리를 듣네

州租每恐逢官怒  주조매공봉관노

세금 때문에 관아의 노여움이 늘 두려워도

野服猶知敬客尊  야복유지경객존

오히려 거친 옷의 나그네를 공경할 줄 아네

笑到南隣同賽酒  소도남린동새주

남쪽 이웃에 가서 함께 술 내기하며 웃다가

歸來明月滿柴門  귀래명월만시문

돌아오니 밝은 달이 사립문에 가득 비치네

 

*조긍섭(曺兢燮, 1873~1933) : 일제강점기에 암서집, 심재집 등을 저술한 학자. 자는 중근(仲謹), 호는 심재(深齋). 1910년 합병소식을 듣고서는 두문불출하면서, 비슬산 기슭에 구계서당(龜溪書堂)을 짓고 후학을 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