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合浦還珠 (합포환주)

-수헌- 2025. 5. 12. 14:29

 

합포환주(合浦還珠)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한다.

글자를 풀이하면 ‘진주 구슬이 합포(合浦)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합포(合浦)는 마산(馬山)의 옛 지명이지만 중국의 광시성(廣西省) 장족자치구에도 합포현(合浦縣)이 있다.

후한서(後漢書) 맹상전(孟嘗傳)에 의하면, 합포현(合浦縣)에는 진주조개가 많이 생산되어 백성들이 풍족한 생활을 하였으나, 탐관오리들의 가렴주구(苛斂誅求)로 진주조개가 남획(濫獲)되어 사라지게 되었다.

전국(戰國) 시대 동한(東漢)의 정치가인 맹상(孟嘗)이 합포의 태수로 부임해 오니 민심이 떠나 있었으며, 합포의 명산(名産)인 진주도 생산이 끊겨 가난해지는 바람에 길가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었다. 이에 맹상은 이전의 폐단을 혁파하고 선정을 베푸는 한편 백성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진주 생산을 재정비하였더니 채 일 년이 되지 않아 합포를 떠났던 진주가 돌아왔고, 경제가 살아나서 백성들이 잘살게 되었다 한다. 백성들은 선정을 베푼 맹상을 하늘이 보낸 사람이라고 숭상하였다.

합포환주(合浦還珠)라는 말은 물건이 원래 주인에게 되돌아오거나 떠나갔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이지만, 한편으로 정치를 잘 베풀어 떠나갔던 민심이 다시 돌아오는 뜻으로 쓰인다.

 

합포환주(合浦還珠)는 중국의 유명한 시인의 글에도 자주 나타난다.

당(唐) 나라 때의 저명한 시인인 왕유(王維, 618~907)는 친구인 형제(邢濟)가 관리로 취임하러 임지로 떠나는 것을 송별하며 쓴 송형계주(送邢桂州)라는 시를 지어 ‘합포환주(合浦還珠)의 맹상(孟嘗)처럼 애민정치(愛民政治)를 펼칠 것’을 당부한다.

 

送邢桂州   송형계주       王維    왕유

계주로 가는 형제를 송별하며

 

鐃吹喧京口 요취훤경구

징과 피리 소리 요란한 경구에서

風波下洞庭 풍파하동정

풍파를 헤치며 동정호로 들어가네

赭圻將赤岸 자기장적안

자기를 지난 뒤에는 적안을 향해

擊汰複揚舲 격태복양령

노를 젓고 더하여 돛도 올리겠지

日落江湖白 일락강호백

해가 진 뒤에 호수에 달빛이 희고

潮來天地青 조래천지청

조수가 밀려와도 천지가 고요하네

明珠歸合浦 명주귀합포

합포환주 맹상처럼 애민정치하고

應逐使臣星 응축사신성

응당 사신성처럼 좋은 관리되시게

 

京口(경구), 자기(赭圻), 적안(赤岸)은 모두 지명(地名)이다.

使臣星(사신성) : 동한(東漢) 때의 정치가 이합(李郃)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등용한 사신(使臣)을 말한다. 동한(東漢) 때 황제가 지방으로 암행(暗行)으로 사신 두 사람을 보냈는데, 이합(李郃)이 사신이 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를 묻자, 하늘의 별들을 가리키며 ‘사자(使者) 두 사람이 익주(益州)로 향하고 있어서 알았다.’고 했다. 이 사신이 이합(李郃)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천거하여 등용한 고사에서 사신성(使臣星)이란 말이 유래하였다.

 

오늘부터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지금 나라의 경제(經濟)가 매우 어려운데, 이번 선거에서 국민 모두가 사신성(使臣星)이 되어 누가 되든 맹상(孟嘗)처럼 진정 백성을 위해 애민정치(愛民政治)를 구현하는 사람을 뽑아서, 합포(合浦)에 진주(眞珠)가 돌아오듯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