畵蛇添足 화사첨족
뱀을 다 그리고 나서 발을 덧붙여 그려 넣는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짓을 하다가 도리어 손해를 보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통상 사족(蛇足)이라고 줄여서 말하며, 이야기 끝에 뭔가 부족하고 미진한 사항을 덧붙일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전한(前漢) 시대의 유향(劉向)이 전국시대(戰國時代)에 활동한 유세가 들의 글과 말, 책략, 일화 들을 기록한 전국책(戰國策)에 화사첨족(畵蛇添足)의 이야기가 나온다.
초(楚)나라의 영윤(令尹)인 소양(昭陽)은 초 회왕(楚懷王)의 명으로 위(魏) 나라를 쳐서 8개의 성을 차지하는 전공을 올리고 여세를 몰아 천하를 통일하고자 하는 마음에 제(齊) 나라를 치고자 하였다.
제나라는 초나라에 대항할 능력이 되지 않았는데, 마침 진(秦) 나라에서 사신으로 와있던 책사 진진(陳軫)이 제민왕(齊閔王)의 부탁으로 소양(昭陽)을 만나 담판을 하면서 화사첨족(畵蛇添足)의 이야기로 전쟁을 막게 된다.
진진(陳軫)은 소양(昭陽)을 만나 이렇게 대화를 한다.
진진 : ‘초나라 법에 적군을 무찌르고 적장을 죽인 자에게는 어떤 상을 주는가요?’
소양 : ‘상주국(上柱國)의 관직을 하사하고 상집국(上執國)의 작위를 부여합니다.’
진진 : ‘상주국보다 더 높은 벼슬이 있습니까?’
소양 : ‘물론이요, 영윤이 바로 그것이오.’
진진 : ‘지금 공께서는 이미 영윤이신데 초나라 최고의 벼슬이 아닙니까?’라고 하면서 화사첨족(畵蛇添足)의 이야기를 한다.
“어떤 초나라 사람이 제사를 지내고, 집의 가신들에게 제사 술을 한 병 주었습니다.
가신들이 말하기를, ‘여럿이서 마시기엔 부족하고 한 사람이 마시면 충분하니 땅에 뱀을 그려서, 제일 먼저 그리는 사람이 다 마시기로 하자’고 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뱀을 먼저 그리고는 술을 마시려고 왼손으로 술병을 잡아당기고, 오른손으로 뱀의 발을 그리며 말하기를, ‘나는 발도 그릴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가 발을 다 그리기 전에 다른 사람이 뱀을 다 그리고는 술병을 빼앗으며, ‘뱀에게는 본래 발이 없거늘, 네가 어찌 발을 그릴 수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그가 술을 다 마셔버렸고, 뱀의 발을 그리던 사람은 끝내 술을 마시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
“이미 공은 초나라의 최고위직인 영윤으로 위나라를 공격하여 8개의 성도 빼앗았습니다. 그런데 또 제나라를 공격하려고 하는데 이긴다 한들 더 오를 곳이 없으며 만에 하나 패한다면 패장의 멍에를 짊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뱀을 다 그린 뒤에 발까지 그려 넣으려 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 아닌가요. 이겨서 얻을 것이 없다면 멈추는 것이 아무것도 잃지 않는 묘책임을 명심하십시오.”
이에 소양은 제나라를 공격하려 했던 계획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과도한 욕심은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뱀에게 다리가 있다고 용이라고 인정해 주지 않는데, 현실 사회에서 용을 꿈꾸는 뱀 같은 사람을 질타하는 말이기도 하다.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세계에서 가장 큰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가 30분의 1도 안 되는 땅을 가진 나라를 침공하는 것이나, 용의 자질이 되지 않는 정치인들이 대권을 노리거나 유지하려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현실에서 화사첨족(畵蛇添足)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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