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燈 次人韻 관등 차인운 尹愭 윤기
등불을 구경하며 남의 시에 차운하여
洛陽四八最辰良 낙양사팔최진량
가장 좋은 계절인 사월 초파일 날 한양에
燈競工奇竹競長 등경공기죽경장
긴 장대에 걸린 연등이 기교함을 다투네
列宿忽驚平地亂 열숙홀경평지란
별들이 어지러이 땅에 펼친 듯하여 놀랍고
群螢旋訝未秋忙 군형선아미추망
가을도 아닌데 반딧불들 바삐 나는 듯하네
稚川噴飯誇神術 치천분반과신술
치천이 밥을 뿜어 신선술을 자랑한 듯하고
合浦還珠照夜光 합포환주조야광
합포의 진주가 돌아와 밤을 밝게 비추누나
微月和風無限景 미월화풍무한경
초승달 빛에 따스한 바람부는 무한 풍광이
爭如中國上元張 쟁여중국상원장
중국의 대보름날 펼친 풍경과 견주는구나
※群螢旋訝未秋忙(군형선아미추망) : 도성에 가득한 등불의 아름다움을 가을에 날아다니는 반딧불에 비유하였다.
※稚川噴飯誇神術(치천분반과신술) : 치천(稚川)은 포박자(抱朴子)의 저자인 진(晉) 나라 갈홍(葛洪, 283~343)의 자(字)이다. 그는 신선술(神仙術)과 양생술(養生術)을 좋아하여 사후에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분반(噴飯)은 입에 든 밥을 내뿜는다는 뜻으로, 참을 수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이르는 말인데, 여기서는 수많은 등불이 산재한 모습을 단순히 치천(稚川)이 신선술로 뿜어놓은 밥알에 비유한 듯하다.
※合浦還珠(합포환주) : 합포는 한(漢) 나라 때의 군(郡) 이름으로, 지금 광서성의 장족(壯族) 자치구에 있었다. 이곳은 진주의 산지로 유명한데, 한때 지방관의 수탈과 남획으로 인해 진주가 나지 않다가 맹상(孟嘗)이 부임하여 청렴한 정치를 펴자 다시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爭如中國上元張(쟁여중국상원장) : 중국은 정월 대보름날 밤에 관등 놀이를 하는데, 우리나라 초파일의 관등 행사가 중국의 관등놀이보다 낫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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