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村卽事 八絶 어촌즉사 팔절
어촌에서의 일을 적다. 8수의 절구
尋眞曉入靑山洞 심진효입청산동
새벽엔 신선 찾아 청산동에 들어가고
遡月宵遊白鷺沙 소월소유백로사
밤에는 달을 따라 백로사에서 놀았네
到底結茅奇勝處 도저결모기승처
경치 좋은 곳에 이르러 초가집 지으니
水涯山頂遍吾家 수애산정편오가
물가에서 산꼭대기가 두루 내 집일세
<右 吾家 우 오가
위는 나의 집.>
洞陰傲吏亦風流 동음오리역풍류
동음의 오만한 수령이 풍류를 즐겨
來訪黃冠道士遊 내방황관도사유
놀기 위하여 황관 도사를 찾아와서
更拔雲松童子去 경발운송동자거
어린 소나무를 다시 뽑아 돌아가니
令人却憶去年秋 영인각억거년추
지난해 가을이 생각나게 하는구나
<右 憶去 우 억거
위는 지난해를 생각하며.>
<白鷺洲上 歲見松輩百餘 今秋 永平守來遊 手拔以去 ▣有憶去年之句 黃冠童子 皆猜輩 道士 指壯 童子 比少
백로주상 세견송배백여 금추 영평수내유 수발이거 ▣유억거년지구 황관동자 개시배 도사 지장 동자 비소
백로주 위에 해마다 소나무 백여 그루를 보았는데 이번 가을에 영평 군수가 놀러 와서 뽑아 가니 지난해의 글귀가 생각났다. 황관 동자가 무리들을 모두 원망하고 도사가 장엄했던 곳을 가리키니 어린 소나무가 적었다.>
鵬息九天餐沅瀣 붕식구천찬원해
붕새는 이슬 기운만 먹고도 구만리 난 후에 쉬고
鷦求一粒恣翶翔 초구일립자고상
뱁새는 마음대로 날면서 한 알의 먹이 구하는데
我來莽蒼久糧絶 아래망창구량절
나는 가까운 데 와서도 오랫동안 식량이 떨어져
庚癸空呼水草鄕 경계공호수초향
부질없이 먹을거리 빌면서 시골을 헤매었네
<右 庚癸 우 경계
위는 먹을거리.>
聚石編蘆遮激湍 취석편로차격단
돌 모으고 갈대 엮어 여울 물결 막으니
天高風急水增寒 천고풍급수증한
하늘 높이 바람 불고 물이 불어 차갑네
明朝滿笱飛銀尺 명조만구비은척
내일 아침 큰 은빛 고기 통발 가득하면
應共溪翁絶叫讙 응공계옹절규환
응당 계옹과 함께 시끄럽게 절규하리라
<右 明朝 우 명조
위는 내일 아침.>
潘生鶴髮明雙鬂 반생학발명쌍빈
반생의 백발은 양쪽 구레나룻에 밝고
宋玉悲懷結九腸 송옥비회결구장
송옥의 슬픈 마음은 창자에 맺혔는데
悵望白衣人不到 창망백의인불도
백의의 사자는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一秋辜負菊花香 일추고부국화양
올가을은 국화 향기를 저버린 듯하네
<右 辜負 우 고부
위는 기대를 저버리다.>
投宿深山舊主家 투숙심산구주가
깊은 산속 옛 주인의 집에 머무는데
蓽門陶穴掩雲蘿 필문도혈엄운라
필문 움집은 구름 같은 넝쿨에 가렸네
夜閑始進山田飯 야한시진산전반
밤이 깊어서야 산밭의 밥을 내오는데
合口先呑缺齒沙 합구선탄결치사
말없이 알이 드문 옥수수부터 먹었네
<右 齒沙 우 치사
위는 옥수수>
足鈍免敎顚頓㥘 족둔면교전돈겁
무딘 발걸음이 두려워서 넘어지지 않으려
步遲便覺發幽情 보지편각발유정
더딘 걸음에서 편안한 정 우러남을 깨닫네
探奇覽勝徐行處 탐기람승서행처
좋은 경관 살펴 찾으러 천천히 가는 곳에
悔策追風趣遠程 회책추풍취원정
채찍 들고 바람 따라 먼 길 감을 후회하네
<右 騎牛 우 기우
위는 소를 타다.>
幾歲魚蝦不有年 기세어하불유년
물고기 새우 못 잡은 지 몇 해나 되니
龍楸沙滿作平川 용추사만작평천
용추의 모래밭이 평평한 시내가 되었네
溪翁笑拔橫梁笱 계옹소발횡양구
고기잡이 늙은이 다리 밑 통발 꺼내어
欲向滄溟理釣船 욕향창명리조선
먼바다를 향하여 낚싯배 띄우려 하네
<右 拔笱 우 발구
위는 통발을 꺼내다.>
※洞陰, 永平(동음, 영평) : 동음(洞陰)과 영평(永平)은 모두 경기도 포천의 옛 이름이다.
※黃冠(황관) : 풀로 만든 누른빛의 관으로, 평민의 관 또는 벼슬을 하지 못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도사(道士)의 관이나 도사를 이르기도 한다.
※雲松童子(운송동자) : 높은 소나무의 아이, 즉 어린 소나무를 말한다.
※庚癸(경계) : 먹을거리, 즉 식량을 말한다. 경(庚)은 서방(西方)으로 곡식을 상징하고, 계(癸)는 북방으로 물을 상징하기 때문에, 옛날 춘추 시대에 먹고 마실 것을 뜻하는 군대의 은어(隱語)로 경계(庚癸)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辜負(고부) : 호의, 기대, 도움 따위를 헛되게 하다. 저버리다.
※반생(潘生) : 진(晉) 나라의 문장가 반악(潘岳)으로 자는 안인(安仁), 어렸을 때부터 신동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다고 한다.
※宋玉(송옥) : 중국 고대의 시인으로 굴원(屈原)의 후계자이다. 그의 작품 중 구변(九辯)은 세상의 쇠망과 자신의 불우함을 탄식하고, 가을의 쓸쓸함을 슬퍼하는 구절이 있으며, 중국 비추문학(悲秋文學)의 개조(開祖) 불린다.
※白衣使者(백의사자) : 술을 가져온 하인을 말함. 도연명이 9월 9일 중양절에 좋아하는 술도 없이 울타리 가의 국화꽃을 따면서 하염없이 앉아있었는데, 때마침 자사(刺史)인 왕홍(王弘)이 보낸 흰옷을 입은 하인[白衣使者]이 술을 가지고 왔으므로, 취하도록 마셨다는 고사가 전한다.
※蓽門(필문) : 나뭇가지로 엮어서 만든 문. 전하여 가난한 집, 빈천(貧賤)한 자의 오막살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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