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七言絶句(칠언절구)

次白仲紹贈 走筆 (차백중소증 주필) 外

-수헌- 2025. 1. 26. 13:08

次白仲紹贈 走筆   차백중소증 주필 

백중소가 준 시를 차운하다. 급히 지은 시이다

 

陰霾已喜見新晴 음매이희현신청

흙비가 오다 그치고 개는 것도 기쁜데

況値親朋十載情 황치친붕십재정

하물며 십 년 만에 만난 벗의 정이야

吹葱說盡篠驂戱 취총설진소참희

풀피리 불고 죽마 타던 이야기 하면서

忘却前頭長短程 망각전두장단정

앞날의 멀고 가까운 일을 모두 잊었네

 

※白仲紹(백중소) : 조선 전기의 유학. 선조(宣祖) 때의 문신. 이이(李珥)의 문인이다.

 

 

書元上舍紙窓 서원상사지창  

원상의 집 종이창에 쓰다

 

吹笛峯陰入睡鄕 취적봉음입수향

취적봉은 꿈나라의 그늘로 들어가고

北窓幽夢到羲皇 북창유몽도희황

북창의 그윽한 꿈 희황시대에 이르렀네

樵歸小洞靑苔靜 초귀소동청태정

나무꾼 돌아오는 계곡에 이끼 가득한데

棋罷懸壺白日長 기파현호백일장

바둑 끝내고 술병 걷으니 해만 길뿐이네

 

※睡鄕(수향) : 잠을 자는 동안 마음이 가 있는 곳. 잠의 세계, 꿈나라.

※北窓羲皇(북창희황) : 진(晉) 나라 때의 도잠(陶潛)이 어느 여름날에 청풍이 불어오는 북쪽 창 아래에 누워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스스로 희황(羲皇) 이전 시대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했던 데서 온 말로 한가로이 지냄을 말한다.

 

 

觀溪漲次仲玉  관계창차중옥 

냇물 불어난 것을 보고 중옥의 시를 차운하여

 

風緊雲昏雨作秋 풍진운혼우작추

바람 불고 검은 구름에 가을비 크게 내려

碧溪初漲割高丘 벽계초창할고구

푸른 시내 물이 넘쳐서 언덕을 베어 갔네

懷襄不是淊天勢 회양불시함천세

하늘에 치솟아 산을 품고 언덕을 넘진 않으니

漫遣傍人沒盡愁 막견방인몰진수

부질없이 이웃 사람 모두 침몰 될까 걱정했네

 

※仲玉(중옥) : 조선조 성종~명종 때의 학자인 성수침(成守琛,1493~1564). 자는 중옥(仲玉), 호는 청송(聽松)이다.

※懷襄(회양) : 회양지재(懷襄之災). 서경(書經)에 나오는 ‘홍수가 하늘에 치솟아서 넓고 넓게 산을 품고 언덕을 능가하였다. [洪水滔天 浩浩懷山襄陵]’는 회산양릉(懷山襄陵)에서 온 말인데, 홍수에 잠기는 재해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