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端午日獨坐 (단오일독좌) 外 - 申欽 (신흠)

-수헌- 2024. 6. 7. 14:40

端午日獨坐   단오일독좌     申欽   신흠  

단옷날에 혼자 앉아서

 

江城小雨晩霏霏 강성소우만비비

강성의 저녁에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籬外炊煙濕不飛 리외취연습불비

울 밖의 밥 짓는 연기 젖어서 날지 못하네

客裏幾回佳節過 객리기회가절과

타향에서 좋은 명절을 몇 차례나 보냈는지

故園歸路望中微 고원귀로망중미

고향으로 가는 길이 그리움 속에 희미하네

 

 

端午 過街上記見   단오 과가상기견     申欽   신흠  

단오 거리를 지나다가 본 것을 적다

 

晨興兒女揷菖蒲 신흥아녀삽창포

새벽에 일어난 계집애들 머리에 창포 꽂고

閭巷家懸辟病符 여항가현벽병부

마을의 집들은 병을 물리칠 부적을 걸었네

驄馬紵袍何處客 총마저포하처객

어디서 온 길손인지 모시도포에 총마 타고

秋千架下立踟蹰 추천가하립지주

매어놓은 그네 아래 서서 머뭇거리고 있네

 

 

天中節   천중절     申欽   신흠  

 

又見天中節 우견천중절

천중절이 또다시 돌아왔지만

猶淹海上村 유엄해상촌

아직 바다 마을에 머물러 있네

風煙殊市陌 풍연수시맥

풍연은 저잣거리와 다르다지만

盃酒且溫存 배주차온존

잔속의 술은 그래도 따뜻하네

少日輕行樂 소일경행악

젊을 때 가벼이 즐기며 놀다가

衰年別故園 쇠년별고원

늘그막에 고향을 떠나 있구나

飯筒遙吊屈 반통요적굴

반통 던져 굴원을 조문하려 해도

何處是湘沅 하처시상원

소상강이 어디인지 모르겠구나

 

※飯筒(반통) : 찐 찹쌀을 넣은 대나무 통인데, 초(楚) 나라 사람들이 5월 5일에 죽은 굴원(屈原)을 애도하기 위해 멱라수(汨羅水)에 던져 제사 지냈다 한다.

 

※湘沅(상원) : 중국 호남성에 있는 상강(湘江)과 원강(沅江). 굴원(屈原)이 상강(湘江)과 원강(沅江) 사이를 거닐면서 이소(離騷)를 완성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