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煮茶 二首 (자다 이수) - 金時習 (김시습)

-수헌- 2024. 4. 15. 15:39

煮茶 二首   자다 이수     金時習   김시습  

차를 끓이며

 

松風輕拂煮茶煙 송풍경불자다연

솔바람이 차 끓이는 연기를 가볍게 흔들어

褭褭斜橫落澗邊 뇨뇨사횡락간변

시냇가를 하늘거리며 비껴 가로지르는구나

月上東窓猶未睡 월상동창유미수

동창에 달 떠 올라도 오히려 잠 못 이루어

挈甁歸去汲寒泉 설병귀거급한천

작은 병들고 샘물을 길러 갔다가 돌아오네

 

自怪生來厭俗塵 자괴생래염속진

속세를 싫어하며 살아오니 스스로 괴이하여

入門題鳳已經春 입문제봉이경춘

문에 들어가 봉자 쓰니 이미 청춘이 다 갔네

煮茶黃葉君知否 자다황엽군지부

황엽 차 끓이는 걸 그대는 아는가 모르는가

却恐題詩洩隱淪 각공제시설은륜

숨어 살며 시 쓰는 일을 누가 알까 두렵네

 

※題鳳(제봉) : 진(晉) 나라 혜강(嵇康)과 여안(呂安)은 서로 절친한 사이였는데, 한 번은 여안이 혜강의 집을 방문하니, 혜강은 없고 그의 형인 혜희(嵇喜)가 나와서 그를 맞이하자, 여안은 들어가지 않고 문 위에다 봉(鳳) 자를 써놓고 갔다. 혜희는 자기를 봉으로 생각하는 줄 알고 기뻐하였는데, 봉(鳳)자를 파자(破字)하면 범조(凡鳥)가 되므로 사람을 우롱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로 이해된다.

 

曉意   효의     金時習   김시습 

새벽풍경

 

昨夜山中雨 작야산중우

어젯밤 산속에 비가 내리더니

今聞石上泉 금문석상천

이제 돌 위의 샘물 소리 들리네

窻明天欲曙 창명천욕서

먼동이 트려고 창이 밝아오고

鳥聒客猶眠 조괄객유면

새가 요란해도 손은 아직 잠자네

室小虛生白 실소허생백

조그만 빈 방에도 날이 밝아오고

雲收月在天 운수월재천

구름 걷힌 하늘에 달이 떠 있는데

廚人具炊黍 주인구취서

주방 사람이 기장밥을 지어놓고

報我嫩茶煎 보아눈다전

어린 차를 달였다고 내게 알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