滯雨淸州村舍爲贈同行 체우청주촌사위증동행 趙絅 조경
청주 시골집에서 비에 갇혀 동행한 이에게 주다
霖雨三旬塞二儀 임우삼순새이의
장맛비가 한 달간이나 천지를 메우니
湯湯洪水似堯時 탕탕홍수사요시
넘실대는 홍수가 요 임금 때와 같구나
丘陵半作黿鼉窟 구릉반작원타굴
언덕은 반이 자라와 악어 굴이 되었고
萍梗相隨烏鵲枝 평경상수오작지
평경과 까막까치 가지가 서로 닿았네
大道東西行李絶 대도동서행리절
동서로 뻗은 큰길에는 행인이 끊어지고
滿田麰麥里閭飢 만전모맥리려기
밭에 보리 가득해도 온 고을이 굶주리네
吾儕濡滯何須說 오제유체하수설
우리들이 유체함을 어찌 말할 수 있을까
可歎陰陽失所宜 가탄음양실소의
오직 음양이 사라진 것만 탄식할 뿐이네
※二儀(이의) : 양과 음, 또는 하늘과 땅을 아울러 이르는 말.
※湯湯洪水似堯時(탕탕홍수사요시) : 중국 상고 시대의 정치를 기록한 책인 서경(書經) 우서(虞書) 요전(堯典)에 요임금 만년의 대홍수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넘실대며 넘친 물이 사방에 해를 끼치고, 거세게 쏟아지는 물이 산을 삼키고 언덕을 넘어서 넓은 하늘까지 넘칠 듯하다. [湯湯洪水方割 蕩蕩懷山襄陵 浩浩滔天]’고 탄식하는 내용에 비유하였다.
※萍梗相隨烏鵲枝(평경상수오작지) : 평경(萍梗)은 물 위에 떠다니는 부평초와 부러진 나무줄기이다. 까마귀와 까치가 깃든 나뭇가지까지 물이 차올랐다는 말이다.
※濡滯(유체) : 막히고 걸림.
*조경(趙絅,1586~1669) : 조선시대 대제학, 형조판서, 회양 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일장(日章), 호는 용주(龍洲) 주봉(柱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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