芸田歌 英陵奉審時途中作 운전가 영릉봉심시도중작 李敏敍 이민서
김매기 노래. 영릉을 봉심 할 때 도중에 짓다.
大女昂頭尻蓋高 대녀앙두고개고
여인네는 엉덩이 가린 채 머리 높이 들고
大男踏膝身拳曲 대남답슬신권곡
남정네는 몸을 구부리고 무릎으로 기는데
稚子彊彊走前後 치자강강주전후
어린아이들은 앞뒤로 팔딱팔딱 내달리고
老婦饁處烏鳶逐 노부엽처오연축
새참 내는 늙은 아낙 검은 솔개가 뒤쫓네
新田活活稻苗靑 신전활활도묘청
새로 일군 밭에 푸른 벼 싹이 생기 넘치니
知是前宵山雨足 지시전소산우족
지난밤 산에 비가 흠씬 내렸음을 알겠구나
我本河濱老田夫 아본하빈로전부
나는 본래 물가에 사는 늙은 농부이기에
喜見田家眞物色 희견전가진물색
농가의 참된 물색을 기쁘게 바라본다네
寄謝紛紛肉食人 기사분분육식인
벼슬아치들에게 몇 번이고 이르노니
生平豈識耕田樂 생평기식경전악
평생에 밭 가는 즐거움을 어찌 알겠는가
※英陵(영릉) : 세종대왕(世宗大王)과 소헌왕후(昭憲王后) 심 씨(沈氏)의 능으로, 경기도 여주군(驪州郡) 능서면(陵西面)에 있다. 능서면(陵西面)은 최근에 세종대왕면(世宗大王面)으로 바뀌었다.
※奉審(봉심) : 왕명을 받들어 왕실의 묘우(廟宇)나 능침(陵寢)을 살피고 점검하는 일을 지칭하는 말이다. 왕이 직접 문묘에 봉심 하는 것은 알성(謁聖)이라 한다.
※肉食人(육식인) : 고기를 못 먹는 평민과 달리 후한 녹봉을 받는 고위관리를 낮춰 부르는 말이다. 춘추좌씨전 장공(莊公) 10년에, 제(齊) 나라가 공격해 오니 장공이 응전하려 하자 조귀(曹劌)가 알현을 청하였다. 마을 사람이 묻기를 ‘고기를 먹는 자들이 잘 알아서 할 텐데, 또 무엇 때문에 끼어드는가. [肉食者謀之, 又何間焉]’라고 하자, 조귀가 대답하기를 ‘고기를 먹는 높은 분들은 식견이 낮아서 멀리 꾀하지 못한다. [肉食者鄙, 未能遠謀.]’라고 하였다.
*이민서(李敏敍,1633~1688) : 조선 후기 호조판서, 이조판서, 지 돈녕 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이중(彛仲), 호는 서하(西河).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久雨 (구우) - 李敏敍 (이민서) (0) | 2023.06.26 |
---|---|
端午 (단오) (0) | 2023.06.19 |
奉和畸翁喜雨 (봉화기옹희우) - 張維 (장유) (1) | 2023.06.02 |
欲雨不雨 作何哉嘆 (욕우불우 작하재탄) - 李穡 (이색) (0) | 2023.06.01 |
四月初八日 (사월 초파일) - 李穡 (이색) (0) | 2023.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