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端午 (단오)

-수헌- 2023. 6. 19. 17:52

端午 단오      李崇仁 이숭인  

 

五侯池館暑風微 오후지관서풍미

오후의 지관에 더운 바람 살짝 일며

撩亂鞦韆綵索飛 요란추천채색비

채색 끈 그네가 요란하게 날아오르네

紈扇羅衫也羞澁 환선라삼야수삽

비단부채 적삼이 부끄러워 서성이며

綠陰深處故依依 녹음심처고의의

녹음이 짙은 곳에서 아쉬워하는구나

 

※五侯(오후) : 원래는 공(公) 후(侯) 백(伯) 자(子) 남(男) 등 다섯 등급의 제후(諸侯)를 말한다. 또 한(漢) 나라의 성제(成帝)가 자기의 외삼촌 왕담(王譚)등 다섯 사람을 같은 날에 후작(侯爵)에 봉하여 이들을 오후라 한다. 전하여 둘 다 권문세가(權門勢家)의 뜻으로 쓰인다.

 

 

端午 단오      李穡 이색  

 

今年端午好天時 금년단오호천시

금년의 단오절은 천시가 매우 좋은데

老母天涯費遠思 노모천애비원사

홀로 계신 노모가 멀리서 걱정이 되네

艾葉扶翁上瓊戶 애엽부옹상경호

쑥 잎으로 인형 만들어 문 위에 올리고

菖花和蟻入金巵 창화화의입금치

창포 꽃 잘 익은 술에 섞여 금잔에 드네

眼驚佳節非吾土 안경가절비오토

좋은 명절이 놀라우나 우리 풍속 아니고

身與浮名繫綵絲 신여부명계채사

헛된 명성에도 몸에는 채색 실을 매었네

想得家山游戱處 상득가산유희처

생각해 보니 고향 산천 내가 놀던 곳에는

鞦韆斜影半空垂 추천사영반공수

그네가 석양 아래 반공중에 드리웠겠네

 

※艾葉扶翁上瓊戶(애엽부옹상경호) : 단옷날에는 쑥을 채취하여 그것으로 인형(人形)을 만들어 문 위에 걸어서 독기(毒氣)를 물리치는 풍속이 있다.

 

※身與浮名繫綵絲(신여부명계채사) : 부명(浮名)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진 명성이나 소문을 말한다. 채사(綵絲)는 장명루(長命縷)라 하여 단옷날 오채(五綵)의 실을 팔뚝에 매어서 사수(邪祟)를 물리치는데, 예전에는 궁중(宮中)에서 채색 실을 신하들에게 하사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능력이 되지 않음에도 관직에 있어서 장명루를 하사 받았다는 겸양의 의미인 듯하다.

 

 

예전에는 단오선(端午扇)이라 하여 단옷날 부채를 선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