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秋霖(추림)- 가을장마

-수헌- 2021. 8. 21. 12:37

입추(立秋)가 지나고 처서(處暑)를 맞았는데, 난데없는 가을장마가 시작된단다. 이맘때 장마는 곡식이나 과일이 익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옛 시인들도 가을장마에 스산한 심정을 표현했다.

 

秋霖 추림  -  鄭道傳  정도전

가을장마

 

秋霖人自絶 추림인자절

가을장마에 사람 자취 절로 끊기니

柴戶不曾開 시호불증개

사립문도 일찍부터 열리지를 않네

 

籬落堆紅葉 이락퇴홍엽

울타리엔 붉은 잎이 떨어져 쌓이고

庭除長綠苔 정제장록태

뜨락 섬돌에는 푸른 이끼가 자랐네

 

鳥寒相並宿 조한상병숙

새들은 추워서 서로를 맞대고 자고

鴈濕遠飛來 안습원비래

멀리서 날아오는 기러기도 젖었네

 

寂寞悲吾道 적막비오도

내가 가는 길이 슬프고 적막하여

惟應泥酒杯 유응니주배

응당 술잔 속 진창에 빠져야겠네

 

 

秋夜雨中   추야우중   崔致遠   최치원

가을비 내리는 밤에

 

秋風唯苦吟 추풍유고음

가을바람이 괴로워 앓고 있어도

世路少知音 세로소지음

세상에 내 마음을 아는 이 없고

窓外三更雨 창외삼경우

창밖엔 밤 깊도록 비가 내리니

燈前萬里心 등전만리심

등잔 앞에서 마음은 만리를 가네

 

夜雨 야우 白居易 백거이

가을 밤비

 

早蛩啼復歇 조공제복헐

때 이른 귀뚜라미 울다 쉬다 하는데

殘燈滅又明 잔등멸우명

타다 남은 등불은 가물가물 거린다

隔窓知夜雨 격창지야우

창밖에 내리는 밤비를 알리려고

芭蕉先有聲 파초선유성

파초에 떨어지는 소리 먼저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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