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元德優松齋八詠 - 원덕우송재팔영

-수헌- 2021. 8. 15. 12:03

제목에서는 여덟 수를 읊다 [八詠]라고 하였는데 일곱 수만 전한다.

 

元德優松齋八詠   원덕우송재팔영   楊士彦  양사언

원덕우의 송재에서 여덟 수를 읊다

 

1. 栗亭觀稼 율정관가

율정에서 모심는 일을 구경하며

 

俯瞰如茨稼 부감여자가

굽어보니 띠 풀을 심어 놓은듯한데

雲屯十畝間 운둔십무간

구름이 열이랑 사이에 머물렀네

知君多美酒 지군다미주

좋은 술이 많은걸 그대는 아는가

終日對雲山 종일대운산

해지도록 구름과 산을 마주하세

 

2. 西崖採薇 서애채미

서쪽 기슭에서 고사리를 캐다

 

登崖於二子 등애어이자

백이숙제 따르려고 언덕에 올랐는데

天遠盍歸來 천원합귀래

하늘이 아득하여 돌아오지 않는가

西山近落日 서산근락일

서쪽 산에는 곧 해가 지려하는데

猶有舊採薇 유유구채미

아직도 예처럼 고사리 캐고 있네

※二子(이자) : 두 사람의 성인(聖人), 즉 백이숙제(伯夷叔齊)를 말함.

 

3. 水檻賞蓮 수함상련

물가 난간에서 연꽃을 감상하며

 

古人思不見 고인사불견

옛사람은 그리워도 볼 수 없고

遺愛是蓮花 유애시련화

그대가 좋아하던 연꽃만 남았네

獨對光風夕 독대광풍석

홀로 저녁 풍광을 마주하면서

恭惟霽月華 공유제월화

비 갠 달빛 아래 공손히 생각하네

 

4.柳溪釣魚 유계조어

유계에서 고기를 낚다

 

釣魚柳溪水 조어유계수

버드나무 시냇물에서 고기를 낚고

沽酒向柴扉 고주향시비

술을 사서 사립문으로 향하네

歸來牛背笛 귀래우배적

소 등에서 피리 불며 돌아오는데

風滿綠蓑衣 풍만록사의

푸른 도롱이에 바람만 가득하네

 

5.笛峯遠眼 적봉원안

멀리 적봉을 바라보다

 

三山來遠眼 삼산래원안

멀리서 삼산이 눈에 들어오고

一笛響伊州 이적향이주

피리소리 한가락 이주에서 나는데

梅落江城樹 매락강성수

강성의 나무에서 매화는 떨어지고

雲淸白玉樓 운청백옥루

백옥루의 구름은 맑기만 하네

※三山(삼산) : 중국 전설에 나오는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洲山). 우리나라에서는 금강산을 봉래산,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이라 이른다

 

6. 成佛尋僧 성불심승

성불사에서 스님을 찾다

 

招提雲上頭 초제운상두

초제는 구름 꼭대기에 있고

花雨滿炎洲 화우만염주

화우는 염주에 가득 내리는데

一宿胡僧舍 일숙호승사

호승의 방에서 하룻밤 묵으니

機心浻九秋 기심형구추

구월에 들뜬 마음이 요동치네.

※招提(초제) : 관부(官府)에서 사액(賜額)한 절. 불교 사원의 다른 이름.

※花雨(화우) : 우화(雨花), 부처님이 법화경을 강론할 때 하늘에서 내렸다는 꽃잎.

※炎洲(염주) : 뜨거운 열기가 나온다는 전설 속 남해의 섬.

※胡僧(호승) : 인도나 서역(西域)에서 온 승려를 말한다.

 

7. 竹塢泛菊 죽오범국

죽오에서 국화주 띄워 놓고

 

竹塢觴金菊 죽오상금국

대나무 언덕에서 국화주잔 기울이니

淸香洗九腸 청향세구장

맑은 향기가 구곡간장을 씻어주네

始知平日飮 시지평일음

비로소 알겠네 평소 마시던 술은

虛作爛醉鄕 허작란취향

취향이 화려한 것이 헛돤 것임을

※醉鄕(취향) : 술에 얼큰히 취해 느끼는 즐거운 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