拾栗 습율 李應禧 이응희
밤을 줍다
霜淸秋果熟 상청추과숙
맑은 서리 내린 가을 과일이 익고
園栗拆寒房 원율탁한방
추위에 동산의 밤송이가 벌어지네
落樹紛珠彈 낙수분주탄
나무에서 구슬 같은 밤이 떨어지니
披林拾紫瓊 피림습자경
숲을 뒤져 붉은 옥 같은 밤을 줍네
烹融宜老食 팽융의노식
삶으면 늙은이 간식으로 적당하고
煨熟可飢腸 외숙가기장
구우면 주린 창자를 채울 수 있네
自昔山居興 자석산거흥
예로부터 산속 생활의 기쁨으로는
無踰此味長 무유차미장
이 밤 맛보다 더 좋은 게 없구나
拾秋果 습추과 李應禧 이응희
가을 과일을 주우며
象外秋期近 상외추기근
초연한 이곳에 가을이 가까워지니
壺中百物香 호중백물향
별천지처럼 온갖 만물이 향기롭네
庭梨收滿斛 정리수만곡
뜰의 배는 말통에 가득히 거두었고
園栗拾盈筐 원률습영광
동산의 밤은 광주리 가득 주웠네
點漆搜林果 점칠수림과
옻칠처럼 까만 산 과일을 뒤지고
丹砂覓澗棠 단사멱간당
단사처럼 붉은 산 앵두를 찾네
最憐池水面 최련지수면
무엇보다 좋은 건 연못 물 위에서
玄實摘寒房 현실적한방
차가운 연밥 송이를 따는 것이네
※象外(상외) : 형상 밖이라는 뜻으로, 평범하고 속된 것에서 초연한 상태를 이르는 말
※壺中(호중) : 별천지라는 의미이다. 중국 한(漢) 나라 때, 호공(壺公)이라는 선인(仙人)이 시장에서 매일 약을 팔다가 저녁때가 되면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본 비장방(費長房)이 그를 따라 병 속으로 들어갔더니, 옥당(玉堂)이 화려하고 술과 안주가 가득한 별천지(別天地)가 있더라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點漆,丹砂(점칠,단사) : 검은색과 붉은색의 열매라는 의미이다. 두보의 시 북정(北征)에, ‘산 열매는 하찮은 것이 많은데, 도처에 상수리 밤과 섞여 생겨났네, 혹은 붉기가 단사와 같고, 혹은 검기가 옻칠과 같네. [山果多瑣細 羅生雜椽栗 或紅如丹砂 或黑如點漆]’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이응희(李應禧, 1579∼1651) :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자수(子綏), 호는 옥담(玉潭). 조정에서는 그의 학식이 고명함을 알고 중용하려 했으나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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