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中秋不見月 (중추불견월) - 李敏求 (이민구)

-수헌- 2025. 10. 6. 13:50

中秋不見月   중추불견월     李敏求   이민구  

추석에 달을 보지 못하다

 

天關妬婦弄玄機 천관투부롱현기

하늘이 현기를 희롱한 아낙을 가두어

爲遣浮雲結不歸 위견부운결불귀

뜬 구름 보내 막으니 돌아가지 못하네

獨夜姮娥徒脈脈 독야항아도맥맥

항아의 외로운 밤은 끝없이 이어지고

三更閶闔轉依依 삼경창합전의의

삼경의 창합도 희미하게 변해가는구나

虛隨老兔懸愁眼 허수로토현수안

공연히 달 따라 근심의 눈 치켜떴다가

却對疏螢點薄幃 각대소형점박위

문득 휘장의 반딧불 몇 마리 마주하네

故國江山元自隔 고국강산원자격

고국강산과는 원래부터 떨어져 있으니

任敎風雨晦淸輝 임교풍우회청휘

밝고 어두움도 비바람에 맡겨 두려네

 

去年關塞對淸光 거년관새대청광

지난해에는 관새에서 맑은 빛 바라보며

罷酒思家黯自傷 파주사가암자상

술 마신 뒤 집 생각에 남몰래 상심했지

今夜浮雲還解事 금야부운환해사

오늘 밤은 뜬구름이 사정을 알아주는데

異鄕殘燭也霑裳 이향잔촉야점상

타향에서 꺼져가는 등불에 옷을 적시네

陰晴萬里應難定 음청만리응난정

먼 곳의 흐리고 갬을 결정하기 어려워

河漢三更不可望 하한삼경불가망

은하수를 삼경에 바라볼 수가 없구나

借問廣寒前殿樹 차문광한전전수

광한궁 전각 앞의 나무에게 묻노니

秋來能得幾枝長 추래능득기지장

가을이 오면 가지는 얼마나 자라겠는가

 

※天關妬婦弄玄機(천관투부롱현기) : 후예(后羿)의 아내인 항아(姮娥)가 서왕모(西王母)가 후예(后羿)에게 준 선단(仙丹)을 훔쳐 먹고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오르던 중 상제(上帝)의 노여움을 받아 달에 갇혀 두꺼비가 되었다는 전설을 말한다.

※閶闔(창합) : 창합(閶闔)은 하늘에 있는 천제(天帝)의 궁궐 문을 가리킨다. 또 창합풍(閶闔風)이라 하여, 정서풍(正西風)의 가을바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달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므로, 항아(姮娥)가 그토록 가고 싶은 천궁이 희미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老兔(노토) : 달 속에 토끼와 두꺼비가 있다는 설화에 의거해 노토(老兔)는 달을 의미한다.

※解事(해사) : 사물의 이치를 풀어서 깨달음. 여기서는 작년에 달보고 상심하는 마음 알아주어서 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廣寒(광한) : 달 속에 항아(姮娥)가 유배되어 있다는 광한궁(廣寒宮)을 말한다. 전하여 달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