洗鋤會 세서회 金履萬 김이만
호미씻이 모임
洗鋤洗鋤鋤已畢 세서세서서이필
호미 씻자 호미 씻자 김 매기 이미 마쳤으니
南隣北隣同時會 남린북린동시회
남쪽 북쪽 이웃들이 모두 한꺼번에 모였네
田家禮數最今日 전가예수최금일
농가가 만나서 인사하기는 오늘이 제일이니
新濯麻衫綰索帶 신탁마삼관삭대
새로 씻은 삼베 적삼 입고 말고삐를 당기네
家家婦女戴榼至 가가부녀대합지
집집마다 부녀자들이 술통을 이고 도착하니
半色靑裙亦綷䌨 반색청군역최채
푸르스럼한 치마가 버석거리는 소리를 내네
廣庭淨掃平似砥 광정정소평사지
깨끗이 쓴 넓은 뜰은 갈아 논 듯 평탄하고
高槐垂蔭靑如蓋 고괴수음청여개
그늘 드리운 높은 느티나무 일산처럼 푸르네
東西分席儼成列 동서분석엄성열
의젓하게 대열을 갖춰 동서로 자리를 나누니
上頭裒然坐耆艾 상두부연좌기애
윗자리에는 자연스레 노인들이 모여 앉았네
麥酒醇醲滿盆香 맥주순농만분향
진한 보리술 가득한 주발에 향기도 가득하고
胡餠飣餖如掌大 호병정두여장대
손바닥만큼 큰 호떡과 음식을 늘어놓았으니
雕盤綺食何可論 조반기식하가론
멋진 쟁반에 좋은 음식을 어찌 따지겠는가
將比簞瓢亦已泰 장비단표역이태
장차 따르려 하는 단표가 이미 넉넉해졌네
是時新秋積雨晴 시시신추적우청
이때쯤에는 초가을이라 내리던 비도 그치니
遠山依微澹靑靄 원산의미담청애
먼 산에 희미하게 맑고 푸른 연무가 끼었네
笑語喧喧倚半酣 소어훤훤의반감
반쯤 취하여 기대어 웃고 떠들며 즐기지만
四民辛苦農爲最 사민신고농위최
최고 농사가 되기 위해 온 백성이 고생했지
向來畏日赤如火 향래외일적여화
지금까지는 불같이 붉은 태양이 두려웠고
汗滴田中欲成澮 한적전중욕성회
전답 가운데 땀방울이 봇도랑을 이루었지
如今始識把鋤功 여금시식파서공
이제는 호미를 잡은 보람을 비로소 알겠고
萬畦禾頭看旆旆 만휴화두간패패
온 밭둑에서 펄럭이는 벼 이삭을 보게되네
竆民饘粥且休說 궁민전죽차휴설
궁핍한 백성들이 죽 먹는다고 말하지 말라
至尊玉食惟此賴 지존옥식유차뢰
임금의 좋은 음식도 오직 여기서 얻는다네
積鏹至萬自錐刀 적강지만자추도
돈도 작은 이익이 쌓여 만금이 이루어지니
可笑市兒誇狡獪 가소시아과교회
교활한 저잣거리 아이마저 가소로워 하네
一人作之百人食 일인작지백인식
한 사람이 지어서 백 사람이 먹을 수 있다면
苟非農穀渠何奈 구비농곡거하내
단지 농사지은 곡식이 아니더라도 어떠한가
今年何幸得小豐 금년하행득소풍
올해는 다행스럽게도 작은 풍년이 든 것은
蟊蠈不作時雨霈 모적부작시우패
해충이 들지 않고 때맞춰 비가 내려서라네
吾曹歡會豈得已 오조환회기득이
우리들이 모였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며
半日沈酣亦無害 반일침감역무해
한나절 즐긴다고 무슨 해로움이 있을까
俄然語罷歌嗚嗚 아연어파가오오
갑자기 이야기 그치고 소리높이 노래하다가
蘆葉橫吹應虛籟 노엽횡취응허뢰
갈대잎 피리를 부니 메아리가 대답하고
持杯拍卓樂未央 지배박탁낙미앙
술잔 잡고 탁자 치며 즐거움 그치지 않는데
新月已上林梢外 신월이상림초외
이미 숲 속 나뭇가지 너머에 초승달이 떴네
靑田老子見之歎 청전노자견지탄
노인장이 푸른 밭을 보며 탄식하며 말하길
自慚歲月空玩愒 자참세월공완게
헛되이 보내버린 세월이 스스로 부끄럽다네
分明此是太平象 분명차시태평상
분명히 이것이 바로 태평성대의 모습이니
安得妙手移作繪 안득묘수이작회
어찌하면 그림으로 옮겨 그릴 묘수를 얻을까
※洗鋤(세서) : 호미씻이. 농가에서 세 벌 김매기가 마무리되는 백중(百中) 날 머슴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잔치를 벌였는데, 이를 호미씻이[洗鋤] 또는 호미걸이라고 한다.
※綷䌨(최채) : 비단옷이 스치며 바스락거리는 소리.
※飣餖(정두) : 안주나 과일을 포개 놓은 것이나 음식(飮食)을 죽 늘어놓고 먹지 아니한다는 뜻.
※簞瓢(단표) : 도시락과 표주박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욕심이 없고 성품이 깨끗한 선비의 생활을 말한다.
※錐刀(추도) : 송곳 끝과 칼끝처럼 아주 작은 것 또는 사소한 이익.
※虛籟(허뢰) : 빈 산에서 바람 없이 일어나는 소리, 즉 메아리를 이른다.
*김이만(金履萬, 1683~1758) : 조선 후기 집의, 통정대부, 첨지중추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중수(仲綏), 호는 학고(鶴皐).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田家秋事 六絶 (전가추사 육절) - 尹愭 (윤기) (1) | 2025.09.20 |
|---|---|
| 橡栗歌 (상률가) - 尹汝衡 (윤여형) (2) | 2025.09.06 |
| 洗鋤 (세서) - 張維 (장유) (2) | 2025.08.31 |
| 讀乞巧文 (독걸교문) - 李荇 (이행) (4) | 2025.08.27 |
| 乞巧詞 (걸교사) 外 - 申欽 (신흠) (4) | 2025.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