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讀乞巧文 (독걸교문) - 李荇 (이행)

-수헌- 2025. 8. 27. 11:57

讀乞巧文    독걸교문      李荇     이행   
걸교문을 읽고    

我讀乞巧文  아독걸교문
내가 걸교문을 읽어보았는데 
柳子眞厚誣  유자진후무
유자는 사람을 몹시 속이는구나  
渠自不能拙  거자불능졸
그가 재주 없어 스스로 졸렬하니
故以擯斥俱  고이빈척구
그 때문에 배척을 당하였던 게지   
果使巧可乞  과사교가걸
과연 재주를 빌릴 수가 있었다면 
何地容其軀  하지용기구
어느 자리에 그의 몸을 담았을까
君子長蕩蕩  군자장탕탕
군자는 언제나 호탕하여야 하니
用意戒崎嶇  용의계기구
기구를 경계하는 데 마음 써야지 
蝮蛇旣見宥  복사기견유
복사마저 이미 용서를 받았는데
曲几亦何辜  곡궤역하고
곡궤는 무엇하러 허물하였는가 
偏中一如此  편중일여차
치우치기가 오로지 이와 같으니   
柳子非吾徒  유자비오도
유자는 우리 같은 무리가 아니네

※乞巧文(걸교문) : 걸교(乞巧)는 칠월 칠석날 밤에 부녀자들이 과일과 떡을 차려놓고 직녀(織女)에게 길쌈과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게 해 달라고 빌던 풍속을 말한다. 걸교문(乞巧文)은 문장가인 유종원(柳宗元)이 지은 문장 이름으로, 유종원이 일찍이 자신의 졸렬한 모신책(謀身策)을 버리기를 바라는 뜻에서 걸교문을 지어 견우직녀에게 기원하였는데, 마침내 직녀가 와서 이르기를, ‘하늘이 한 번 명한 바이니, 중간에 운명을 바꿀 수 없다.’ 하자, 그 말을 들은 유종원이 스스로 말하기를, ‘종신토록 졸렬함을 지키다가, 그대로 죽은들 무엇을 상심하랴. 〔抱拙終身 以死誰惕〕’ 하였다.
※柳子(유자) :  걸교문(乞巧文)을 지은 유종원(柳宗元)을 말한다.
※崎嶇(기구) : 산길이 험(險)함. (비유적으로) 세상살이가 순탄(順坦)하지 못하고 가탈이 많음.
※蝮蛇旣見宥(복사기견유) : 복사(蝮蛇)는 살모사를 말한다. 유종원(柳宗元)이 유복사문(有蝮蛇文)에서, 교활하고 아첨하는 소인을 살모사에 비기어 ‘소인을 미워하여 배척하지 않고 엄히 대하여 그저 멀리할 뿐이다.’라고 한 것을 말한다.
※曲几亦何辜(곡궤역하고) : 곡궤(曲几)는 굽은 나무로 만든 궤(几)를 말하는데, 유종원(柳宗元)이 참곡궤문(斬曲几文)에서 바르지 못한 소인이 조정에 등용되는 것을 궤(几)를 만드는데 굽은 나무를 사용하는 것에 비기어 단호히 배척한 것을 말한다.

*李荇(이행, 1478~1534) : 조선 전기 우찬성,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택지(擇之), 호는 용재(容齋) 창택어수(滄澤漁水) 청학도인(靑鶴道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