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夕感興 三首 칠석감흥 삼수 盧守愼 노수신
칠석의 감흥. 3수
七七初秋會 칠칠초추회
초가을 칠월 칠일에야 서로 만나니
年年幾夜思 연년기야사
해마다 몇 밤이나 서로 그리워했나
玉橋靈鵲老 옥교영작노
오작교의 신령한 까치도 이미 늙고
銀漢淡雲微 은한담운미
은하수엔 옅은 구름만 희미하구나
未必歌長恨 미필가장한
굳이 장한가를 노래하지 않았어도
猶應說後期 유응설후기
마땅히 후일의 기약을 말했으리라
塵中着蟣虱 진중착기슬
속세에서 붙어사는 미천한 사람은
一去便無歸 일거편무귀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라
雲錦無停織 운금무정직
구름 같은 비단 짜는 일 쉬지 않고
衣裳有所思 의상유소사
사모하는 사람 있어서 옷을 지으니
仙功豈鬪靡 선공기투미
어찌 선녀의 고운 실력과 겨룰까만
天職實嫌微 천직실혐미
타고난 직책이 실로 조금은 닮았네
愚谷文相謾 우곡문상만
우곡의 걸교문은 속임수일 뿐이었고
濂溪賦自期 염계부자기
염계는 졸부에서 스스로를 다짐하니
維皇主公道 유황주공도
오직 하늘은 도를 공평히 주관하여
予奪聽攸歸 여탈청유귀
돌아가는 사정에 따라 주고 빼앗네
邃古誰傳道 수고수전도
아득한 옛일을 누가 말 전하였던가
佳名獨緬思 가명독면사
좋은 명칭을 홀로 곰곰히 생각하니
何言惟氣積 하언유기적
하늘이 어찌 기가 쌓인 거라 말하나
雖顯尙機微 수현상기미
오히려 작은 조짐들이 나타나는구나
天上苟多事 천상구다사
천상에는 진실로 많은 일들이 있어도
地中還有期 지중환유기
땅 위에 다시 돌아올 기약이 있다네
詩人偶託興 시인우탁흥
시인은 우연히 흥취로 말한 것일 뿐
豈待武丁歸 기대무정귀
어찌 무정처럼 다시 돌아오길 바랄까
※未必歌長恨(미필가장한) : 장한가(長恨歌)는 당대(唐代)의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당 현종(唐玄宗)과 양 귀비(楊貴妃)의 사랑을 노래한 시이다. 현종(玄宗)이 양귀비(楊貴妃)와 함께 여산궁(驪山宮)에서 피서를 할 때, 서로 맹세하기를 ‘우리는 견우와 직녀처럼 대대로 부부가 되기를 원한다.’ 하였는데, 장한가(長恨歌)에서 이 고사를 인용하여 ‘칠월칠일 장생전에서, 한밤중 아무도 없을 적에 귓속말 나누었지. 하늘에 있을 땐 비익조가 되길 원하고, 땅에 있을 땐 연리지가 되길 원한다. 〔七月七日長生殿 夜半無人私語時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하였다.
※蟣虱(기슬) : 기슬지신(蟣蝨之臣)의 준말로, 옷이나 머리의 이처럼 미천한 신하의 신분 또는 아주 미천한 사물에 비유한다.
※愚谷文(우곡문) : 우곡(愚谷)은 당(唐) 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의 별호이고, 우곡문(愚谷文)은 유종원(柳宗元)이 지은 걸교문(乞巧文)을 말한다. 예로부터 칠석날 밤에 부녀자들이 견우와 직녀에게 길쌈과 바느질 솜씨가 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것을 걸교(乞巧)라 하는데, 유종원이 칠석날에 지은 걸교문(乞巧文)에서 ‘저의 모난 마음을 깎아서, 곱자로 재어 크게 원만하게 해 주소서. 〔鑿臣方心 規以大圓〕’ 하였다.
※濂溪賦自期(염계부자기) : 염계(濂溪)는 북송(北宋)의 사상가이자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주돈이(周敦頤) 즉 주자(周子)의 호이다. 그가 지은 졸부(拙賦)에서 자신을 졸자(拙者)로 자칭하면서 ‘혹자가 사람들이 나더러 졸렬하다고 하더라.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영리함은 내가 부끄럽게 여기는 바이고, 또 세상에 영리한 사람이 많은 걸 걱정하노라. 〔或謂予曰:人謂子拙. 予曰:巧 竊所恥也 且患世多巧也.〕’ 하며 유종원(柳宗元)이 교(巧)해 지기를 직녀(織女)에게 기원했던 반면, 주돈이(周敦頤)는 졸(拙)함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뜻을 피력하였다.
※邃古誰傳道(수고수전도) 佳名獨緬思(가명독면사) : 여기서 좋은 명칭이란 견우(牽牛)니 직녀(織女) 같은 천지 일월성신(天地日月星辰)의 명칭을 의미한다. 초사(楚辭) 천문(天問)에 의하면 ‘태고의 처음 일을 그 누가 전하여 일컬었던가. 〔邃古之初 誰傳道之〕’라고 하였다.
※何言惟氣積(하언유기적) : 기가 쌓인 것이란 바로 하늘을 가리킨다. 열자(列子) 천서(天瑞)에 ‘하늘은 기가 쌓인 것이니, 그 기가 없는 곳이 없다. 〔天 積氣也 亡處亡氣〕’라고 하였다.
※天上苟多事(천상구다사) ~ 豈待武丁歸(기대무정귀) : 옛날 선인(仙人) 무정(武丁)이 7월 7일에 천상(天上)으로 올라갔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계양성(桂陽城)에 사는 무정이란 사람이 선도(仙道)를 닦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아우에게 말하기를 ‘7월 7일에 직녀가 의당 은하를 건널 터이고, 여러 신선들이 모두 환궁을 하게 된다. 나도 지난번에 이미 부름을 받아서 인간에 더 머무를 수가 없어 너와 작별하고자 한다.’ 하였다. 아우가 ‘직녀는 무슨 일로 은하를 건너며, 건너가면 언제 돌아옵니까.’ 하니 ‘직녀는 견우에게 가고, 나는 3년 뒤에 돌아온다.’ 하였다. 이 대목은 천상(天上)에는 견우직녀의 일처럼 믿을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으니 무정의 말처럼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인 듯하다.
*노수신(盧守愼,1515~1590) : 조선전기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과회(寡悔), 호는 소재(穌齋) 이재(伊齋) 암실(暗室) 여봉노인(茹峰老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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