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立秋後雨 (입추후우) - 李穡 (이색)

-수헌- 2025. 8. 10. 12:34

立秋後雨   입추후우     李穡   이색  

입추 지난 뒤에 비가 오다.

 

炎天蒸到骨 염천증도골

무더위로 뼛속까지 푹푹 찌다가

秋雨快於心 추우쾌어심

가을비가 내려 마음이 상쾌하니

造物似戲謔 조물사희학

마치 조물주가 장난을 한 듯하여

順時聊詠吟 순시료영음

시의에 맞춰 시나 읊조리고 있네

鶴鳴依遠垤 학명의원질

학은 멀리 언덕에 의지하여 울고

蟬噪翳高林 선조예고림

매미는 높은 숲에 숨어서 우는데

老我封湯沐 노아봉탕목

늙은 내게도 탕목읍을 내렸으니

衰年聖澤深 쇠년성택심

노년에 성상의 은택이 깊기만 하네

 

雨滴漸驚耳 우적점경이

빗방울이 점차 귀를 놀라게 하더니

秋涼俄醒心 추량아성심

가을 기운이 문득 마음을 일깨우니

忽然忘久病 홀연망구병

홀연히 오래 앓던 병도 잊어버리고

復此動高吟 부차동고음

다시 이렇게 소리 높여 시를 읊네

渺渺日沈野 묘묘일침야

햇살에 잠긴 들판은 까마득히 멀고

蕭蕭風滿林 소소풍만림

숲 속에 가득히 쓸쓸한 바람이 부니

閑中淸興味 한중청흥미

한가한 가운데서 이 맑은 흥과 멋이

自覺比來深 자각비래심

요즘 더욱 깊어짐을 절로 깨닫겠네

 

※湯沐(탕목) : 탕목읍(湯沐邑). 목욕하는 비용을 염출(斂出) 하기 위하여 천자가 내려준 고을이라는 뜻으로, 전하여 임금이 내려준 개인의 식읍(食邑)이나 전지(田地)를 의미한다. 한 나라 고조(高祖)가 고을의 세입을 가지고 자기의 목욕하는 비용에 충당하기 위해 자기의 고향인 패(沛)를 탕목읍(湯沐邑)으로 하겠다 한 데서 유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