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秋 입추 蔡濟恭 채제공
吾老困炎熱 오로곤염열
늙은 내가 찌는 더위에 고생하면서도
日待秋氣至 일대추기지
가을 기운 이르기만 날로 기다렸으니
秋至豈不喜 추지기불희
입추를 맞아서 어찌 기쁘지 않으랴만
將奈徂歲易 장나조세이
쉬이 가는 세월은 또 어찌해야 하나
今年雨極無 금년우극무
금 년에는 비가 전혀 오지 않았는데
六月始霈然 유월시패연
유월에야 비로소 주룩주룩 쏟아지니
田家儘可矜 전가진가긍
농사짓는 집에서는 모두 애처롭게도
老秧權宜遷 노앙권의천
웃자란 모를 가까스로 옮겨 심었네
億兆所倖望 억조소행망
억조창생이 요행으로 기대하는 것은
只在霜候退 지재상후퇴
단지 서리가 뒤늦게 내리는 것인데
吾何爲吾身 오하위오신
내가 어찌 내 몸뚱이만을 생각하여
晩暑如不耐 만서여불내
늦더위를 참지 못할 것처럼 여기나
身小民天大 신소민천대
내 몸뚱이는 작고 민천은 큰 것인데
吾願向來錯 오원향래착
나의 바램이 본래부터 잘못되었구나
誠使禾稼成 성사화가성
진실로 벼농사가 잘 되기만 한다면
熱死吾亦足 열사오역족
더위로 죽는다 해도 나는 만족하리라
※民天(민천) : 하늘 같은 백성이라는 뜻. 사기(史記) 역생육가열전(酈生陸賈列傳)의 ‘제왕은 인민을 하늘로 삼고, 인민은 양식을 하늘로 삼는다. [王者以民人爲天, 而民人以食爲天.]’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채제공(蔡濟恭, 1720~1799 ) : 조선 후기 영조(英祖) 정조(正祖) 때 강화유수, 우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백규(伯規), 호는 번암(樊巖) 번옹(樊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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